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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BBC·NHK 같은 국제적 공영방송 만들어야"… 이동관, 좌편향 방송 대수술 예고

방통위, KBS·MBC·EBS 이사 임명·추천권… 지상파·라디오·종편 승인권검언유착, 바이든 날리면, 채널A, 생태탕… 이동관 "공정한 미디어" 역설尹, 가짜뉴스에 문제의식… '미디어 정상화 적임자=이동관' 판단한 듯

전성무 기자

입력 2023-07-28 12:17  수정 2023-07-28 15:46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내정한 것은 좌편향으로 치우친 기형적인 국내 미디어 환경을 정상화하는 데 역할을 해 달라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직속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 정책과 규제를 총괄하며 한국방송공사(KBS)·문화방송(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이사와 감사 임명‧추천에 관한 심의‧의결권을 갖고 있다.
 
특히 지상파방송사업자와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의 허가‧재허가와 종합편성채널 승인권도 쥐고 있어 방송통신위원장이 방송업계에 끼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윤 대통령은 공영방송인 KBS·MBC가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한 불공정 보도를 일삼거나 왜곡보도를 넘어 '가짜뉴스'까지 생산하는 데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정통 언론인 출신인 이 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KBS는 2020년 7월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유시민 씨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하는 대화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녹취록에 있다'는 내용의 이른바 '검언유착 녹취록' 보도가 대표적인 가짜뉴스로 꼽힌다. 
 
KBS는 해당 보도가 추후 오보로 판명나자 사과했고,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검찰 간부'로 지목된 신성식 검사장 등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서울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오세훈 시장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생태탕 보도'의 진원지도 KBS였다. 생태탕 논란은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의 입을 타고 무차별 확산했고, 결국 사실무근으로 결론났다.
 
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이던 지난 11일(현지시간) KBS의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가했다. KBS는 연이은 가짜뉴스 보도와 더불어 방만경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MBC 역시 2020년 3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리를 캐기 위해 이동재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현 법무부장관)이 공모해 사기죄 등으로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협박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했지만, 법원 판결을 통해 대부분 허위로 결론 났다. 
 
MBC는 '검언유착'이라고 보도했지만 실상은 한 장관을 찍어내기 위해 제보자 X와 MBC, 당시 여권 인사들이 공모한 '권언유착'이라는 말이 나왔다.
 
 
MBC는 지난해 9월 북미 순방 중이던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 뒤 비속어를 포함한 막말을 했다고 단정짓는 자막을 내보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MBC는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 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고 자막을 달아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그러나 "미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닌 우리 야당에 대한 언급이었고,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다"라고 해명했다. 
 
당시 다수의 음성분석 전문가들이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판명 불가 견해를 내놓았고, 여론조사까지 실시되기도 했다.

▲ 27일 오후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전성무 기자

이런 가운데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에 내정된 이 후보자는 국내 방송업계 대수술을 예고했다. 
 
이 후보자는 28일 대통령실을 찾아 내정 소감을 밝히며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지금 각국 정부, 시민단체가 모두 그 대응에 골몰하고 있다"며 "저는 무엇보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의 복원, 그리고 자유롭고 통풍이 잘 되는 소통이 이루어지는 정보 유통 환경을 조성하는 데 먼저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가짜뉴스가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한다"고도 지적했다. 
 
"지금 세계 각국이 글로벌 미디어 전쟁이라고까지 얘기할 수 있는 치열한 환경 변화 속에서 그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 각축하고 있다"고 전제한 이 후보자는 "그래서 저는 과감한 규제 혁신, 정책 지원을 통해서 한국이 글로벌 미디어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대한민국에도 BBC 인터내셔널이나 일본의 NHK 국제방송 같이 국제적으로 신뢰받고 인정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거대 유통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공영방송인 KBS와 MBC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또 "언제까지 저희가 과거의 틀에 갇혀서 얽매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방향에서 저는 진보 보수,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희의 미래와 직결된 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성무 기자 lennon@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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