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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흔적

요즘 은근히 많다는 이혼 사유 "친자 확인해 봤더니…" [법알못]

이미나 기자기자 

입력2022.09.06 09:21 수정2022.09.06 10:07
 
"1년 후 친자 아닌 것 알았다" 이혼사유 충격
친자 확인 후 이혼소송하는 부부 증가 추세
이인철 "친자확인 이혼 10년 전 비해 약 2배"
사진=게티이미지뱅크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역대급 이혼 사유가 등장했다.
한 금융권 종사자 남성은 '나는 SOLO'에 출연해 자신을 소개하던 중 "연애 중 헤어졌었는데 4개월 후 아이가 생겼다고 찾아와서 결혼했다"면서 "그런데 태어난 아이가 제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1년 후 알게 됐다"며 이혼 사유를 밝혀 충격을 줬다.
혼인 생활 중 아내의 외도로 혼외자를 출생하는 사례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혼인 생활이 파탄되거나 이혼소송 기간에 다른 사람을 만나서 혼외자를 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부부가 혼인 전에 임신이 되었는데 만약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의 자녀일 경우, 이 아이를 자기 친자라고 알고서 결혼한 경우에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을까?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혼외자의 경우 친모가 출생신고를 하더라도 자녀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원칙적으로 생물학적인 친부가 기재되지 않으며 이를 기재하기 위해서는 친부의 인지신고나 인지 소송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친모에게 법률상 배우자가 있으면 혼외자를 실제 친부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리기 위해서는 혼외자와 법률혼배우자 사이 ‘친생부인의소’를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혼인 중에 출생한 자녀는 부부의 친자로 추정이 된다. 친생추정 규정은 혼인 중에 아내가 임신한 자녀를 출산한 경우 그 자녀를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는 것이다"라며 "민법은 혼인 중의 임신한 아이는 그 아이가 실제로는 누구의 아이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혼인이 성립한 날부터 200일 후 또는 혼인 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 즉 혼인한 부부의 자녀로 추정한다(민법 제844조 제2항, 제3항)"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친생추정 규정은 진실한 혈연관계와 일치하지 않는 친자관계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내가 외도로 임신한 자녀의 친부는 외도의 상대방인 남성이 생물학적으로는 친부이지만 법적으로는 현재 법률상의 배우자인 남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민법은 친생추정 규정에 따라 형성된 부자 사이의 친자관계를 제거할 수 있는 규정인 친생부인의 소를 인정하고 있다(민법 제847조)"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혼인 중에 출산한 아이가 혼외자라는 것을 알았다면 ‘친생부인의소’를 신속히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결혼 후 '속았다. 사기 결혼 당했으니까 결혼을 취소해 달라'는 요청이 많은데 혼인 취소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면서도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기망한 경우에는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 학력, 직업, 결혼, 임신, 출산, 이혼 여부 등을 서류를 위조해 적극적으로 속인 경우에 엄격한 요건에서 혼인 취소를 인정할 수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이어 "클럽에서 만나 하룻밤을 보낸 후 여성이 남성에게 '임신했다'고 이야기하면서 초음파 사진을 보여준 사건이 있었다"면서 "남성은 당연히 자신의 아이라고 믿고 결혼했지만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자신과 너무 달라서 유전자 검사를 해보니 친자관계 불일치로 나왔다"면서 "이 경우에는 당연히 혼인 취소가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소송을 제기하려면 서류, 문자, 녹음, 각서 등 증거가 있어야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위자료는 실무 소송에서 많이 인정해주지 않으며 대략 1천만원~3천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상담을 하다 보면 결혼 후 아이의 친자확인 결과 친자관계 불일치로 나와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10년 전에 비해 약 2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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