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순 논설위원기자 스크랩
입력2022.07.14 17:33 수정2022.07.15 00:11 지면A34
2022년 제헌절에 다시 쓰는
'자유주의 교육헌장'
"우리 개인 각자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자유 세계시민으로 태어났다"
민족 빼고 자유 35번 외친 새 정부
교육개혁으로 독립·자율 시민 육성
시대 소임 해낼까
허원순 논설위원
'자유주의 교육헌장'
"우리 개인 각자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자유 세계시민으로 태어났다"
민족 빼고 자유 35번 외친 새 정부
교육개혁으로 독립·자율 시민 육성
시대 소임 해낼까
허원순 논설위원
“우리 개인 각자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자유 세계시민으로 태어났다. 자유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깨달으며, 나의 자유와 함께 모든 이의 자유를 존중한다. 민족이라는 전시대의 낡은 개념을 발전적으로 극복하고, 서로 존중하며 호혜 평등한 인권 기반의 자유 세계시민으로 나아간다. 우리 조상의 훌륭한 점과 그렇지 못한 것을 냉철하게 잘 살펴 이 시대에도 맞는 좋은 정신과 문화를 이어받는 동시에 나라 밖 동서양의 훌륭한 가치와 철학을 잘 받아들이는 게 교육의 요체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해 실천하고, 밖으로 자유와 자립의 진정한 인류 진보와 공동번영을 주도할 때다. 자유주의의 선도를 위해 개인 각자가 더 노력하며 이를 교육의 지향점으로 삼는다.
상호 간 경애를 고취하되 사농공상·관존민비 같은 낡은 잔재를 떨쳐내고, 신의를 추구하되 가치의 강요를 배격한다. 상부상조의 전통을 살려나가되 막연한 공동체주의와 전체주의 경향을 경계한다. 명랑 온화한 공존의 가치, 협동의 미덕도 그렇게 키워나간다. 우리의 창의와 상호 존중, 자발적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성숙하고, 자유 시민 개인의 성숙이 나라 발전의 근본임을 깨닫는다.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이라는 식의 전체주의 세계관을 경계하며, 언제나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보편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누구의 간섭도 없이 좋은 사회로 나아가는 데 스스로 동참하고, 각자의 처지에 맞게 기꺼이 봉사하는 시민정신을 드높인다.
반지성주의와 포퓰리즘을 뛰어넘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투철한 보편적 세계 시민정신이 미래로 가는 길이며, 자유민주 진영의 인류 진보에 기여하는 길이다. 실질 없이 통일을 외치기보다, 내용도 없이 후손 번영을 외치기보다, 세계로 눈을 돌려 인류 진보의 미래를 내다보자. 자유 기반의 신념과 긍지를 잊지 않는 독립적이고 부지런한 세계 시민으로 인류 보편의 지혜와 슬기, 합리정신을 모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자. 2022년 74주년 제헌절에.”
민주화되고 산업화된 ‘시민’ 시대에 ‘국민’교육헌장은 제목부터 맞지 않는 유물이다. 그래도 머릿속이 여전히 ‘백성’인 전근대인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니 계도적 교육헌장의 필요성이 영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보면 패러디여도 교육헌장 대신 ‘자유 세계시민헌장’이 타당하겠다. 이 또한 그 시절 ‘국민학생’에게 무조건 외우게 했던 방식은 금물이다. 학생과 교사 각자가 자유롭게 읽어보고 자기 삶에 스스로 참고하도록 유도하면 된다.
현 정부는 민족은 배제한 채 자유를 35번이나 외치며 출범했다. 대통령이 제시한 3대 개혁과제 중 하나인 교육의 올바른 방향도 자명해졌다. 안 그래도 교육 현장에는 숙제가 많다. 부조리한 교육교부금, 수월성 교육이 전면 부인된 와중에 급락한 기초학력, 부실한 공교육, 좌편향 교과서 등 바로 잡아야 할 현안이 쌓여 있다. 강압적 등록금 동결로 비롯된 싸구려 대학의 문제를 빼고도 그렇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스스로 선택에 책임을 다하는, 미래지향의 자유 세계시민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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