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일 올해 최저치 수준까지 밀려나면서 2600선마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 긴축 결정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봉쇄 조치 강화, 일본의 경제 둔화 우려, 암호화폐 급락 등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25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매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밀린 증시
이날 코스피지수는 1.27% 하락한 2610.81에 거래를 마쳤다. 2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종가 기준 올 저점(1월 27일·2614.49)을 깼다. 2020년 11월 30일 이후 17개월 만의 최저치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282억원, 143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낙폭을 키웠다. 개인만 339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간 낙폭을 키웠던네이버(275,000 +1.10%)등을 제외하고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삼성SDI(591,000 -4.21%)는 4.21% 급락했고,LG화학(504,000 -3.08%)은 3.08%,셀트리온(165,000 -2.65%)은 2.65% 하락했다.
악재가 쏟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5일 열린 FOMC 이후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심리적 지지선인 연 3%를 넘어서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연고점 수준인 달러당 1276원60전까지 상승하자 외국인은 매도세를 확대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데도 중국 정부는 오히려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일본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닛케이225지수가 2.53% 하락한 것도 국내 증시 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일본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엔화 약세, 위안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시장은 약 14% 하락한 S&P500지수가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긴축 국면에서 경기가 침체되면 기업 이익이 줄 수밖에 없다”며 “현재 코스피지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수준이지만 일시적으로 지수가 25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