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병력 5배 ‘인해전술’…우크라 운명 가를 돈바스 끝장전투 [그래픽텔링]
입력 2022.04.15 10:00
업데이트 2022.04.15 11:05
“돈바스 전투에서 반드시 승리해, 푸틴을 (협상장으로) 데리고 나오겠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돈바스에서 물러설 수 없는 ‘끝장 전투’를 예고했다. 러시아는 이미 ‘돈바스 해방’을 마지막 목표로 총력전을 선포한 상태다. 2차 세계대전에 맞먹는 수준의 화력 공세가 벌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은 병력의 절대적 열세에도 “우리는 이미 준비됐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도 돈바스 대전을 앞두고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8억 달러(약 98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3일 도네츠크 지역에서 파괴된 러시아 탱크 T-72BV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 돈바스 전투에 5배 병력 투입
러시아군은 개전 이후 50일이 지나도록 우크라이나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르면 이번 주말 시작될 돈바스 전투에서 그간의 실패를 만회하고 승리를 선언한다는 게 러시아의 큰 그림이다. 이를 위해 어마어마한 병력을 투입해 우크라이나군을 압도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돈바스 지역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은 3만~4만 명이다. 영국 더타임스는 “러시아는 돈바스 전투에 우크라이나 병력의 5배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돈바스에만 최대 15만~20만 명까지 병력을 몰아넣을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인근 도시 체르니히우 등 북부 전선을 맡고 있던 러시아군 주력부대가 퇴각해 동부 전선에 재배치됐다. 러시아 예비군, 돈바스 지역의 징집병 등이 전투 병력으로 추가되고 있다.
장비도 보충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1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돈바스와의 접경 지역인 벨고로드·발루이키·로벤키 등 3개 지역에서 장비를 추가 보급하고 있다. 이 장비들은 돈바스 지역 북부인 루한스크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다른 지역으로 전선이 확대되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병력을 전부 동쪽으로 이동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러 대공세 10일 안에…5월 9일 승리 선언 예고
파스칼 라니 프랑스 육군 대변인은 13일 “러시아군이 며칠 내로 공세를 재개할 것이며, 늦어도 열흘 안에는 공격할 것”이라고 했다. 미 정보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전승일인 5월 9일에 맞춰 ‘승리 선언’을 원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푸틴의 계획’에 맞추기 위해 2~3주간 무차별 공세로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경대학교 부설 한국군사연구소 김기원 교수는 “러시아가 2~3주 만에 이 지역을 전부 통제하진 못한다”면서 “마리우폴처럼 핵심 도시에 들어가 시가전을 벌인 뒤 점령했다고 선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미 돈바스 지역은 상당 부분 러시아의 손에 넘어간 상태다. 루한스크주의 90%, 도네츠크주의 50%를 점령했다. 주요 전투 지역은 루한스크주 루비즈네·세베로도네츠크·포파스나다. 이 지역 서쪽에 있는 하르키우주 이지움을 점령한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의 슬라뱐스크로 진격해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 사령관은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에서 방어 진지를 잘 구축해, 러시아군이 공략하기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연상하는 대규모 화력전 예상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객관적 병력은 러시아의 절대 우위다. 탁 트인 평야 지대인 돈바스 지역에서 재래식 전투가 이어지면, 탱크·장갑차·전투기 보유량이 월등히 앞서는 러시아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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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치고 빠지기’와 ‘기습’으로 러시아군의 허점을 만들고 교란시키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송승종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병사 수 명이 장갑차 등을 타고 이동해, 재블린·NLAW 등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로 러시아군 전차를 무력화시키고 빠르게 철수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무인기(드론) 활용이다. 터키제 드론 바이락타르 TB2와 미국이 제공한 이른바 ‘가미카제 드론’ 스위치 블레이드로 아군 손실 없이 러시아군 전차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김기원 교수는 “돈바스 전투에서 드론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러시아는 ‘화력전’으로 버틸 가능성이 높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돈바스 전투는 전차·장갑차·포 수천 대가 총동원된 2차 세계대전의 재현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서방도 이에 맞설 공격용 무기 지원에 나섰다. 미국은 155㎜ 곡사포 18문, 포탄 4만발, M113 장갑차 200대 등 화력전에 쓰이는 무기를, 체코는 T-72M 탱크 10여대와 곡사포 등을 우크라이나에 보냈다.
땅이 끈끈한 진흙으로 변하는 현상인 ‘라스푸티차(Rasputitsa)’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돈바스 지역은 오랜 내전으로 포장도로가 거의 파괴된 상태라 라스푸티차 현상이 두드러진다. 남궁승필 우석대 군사학과 교수는 “탱크 등 차량 이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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