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 정말 北 핵·미사일 방어 위한 군사 대비 논의할 때
북한은 지난달 30일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 12형’을 쏜 뒤 “검수 사격”이라고 했다. 생산 배치되는 미사일을 무작위로 골라 품질 검증 테스트를 했다는 뜻이다. 3500㎞를 날아가 미국 괌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선언한 것이다. 2017년 IRBM 발사에 성공한 김정은은 ‘괌 주변을 포위 사격할 준비’라고 했다. 유사시 핵 탑재 IRBM으로 한반도 인근 미국 영토와 기지를 직접 공격하겠다고 협박한 것인데, 실제 공갈이 아니었다.
북한은 ‘화성 12형’에 달린 카메라로 찍은 지구 사진을 공개했다. 다음 도발은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같은 장거리 로켓으로 정찰위성을 올리려는 수순일 가능성이 있다. 2018년 미·북 쇼를 위해 잠시 멈췄던 ‘핵·ICBM 도발’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북이 추가 ICBM 도발로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하면 미국을 핵 공격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미국도 다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에겐 재앙이다.
북은 올 1월에만 7차례 미사일 도발을 했다. 대부분 한국군의 방어망을 무력화하는 신형 미사일들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존재조차 하지 않는 듯하다. 북이 한국을 노리는 어떤 미사일을 쏴도 문 대통령은 ‘규탄’이나 ‘도발’이란 말조차 안 한다. ‘대화로 나라 지킨다’는 국군은 “요격 가능”이란 말만 반복하고 있다. 최근 북 미사일은 회피 기동으로 요격망을 뚫거나 ‘사드’ 요격 고도(40~150㎞)보다 낮게 날고 있다. 섞어 쏘면 어떻게 막나.
북 IRBM 도발에 야당이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하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무책임하다”고 반박했다. 사드가 ‘만능 방패’는 아니나 이번 북 IRBM처럼 중장거리 미사일을 고각(高角) 발사해 공격해올 때 요격이 가능하다. 사드로 1차 요격하고 패트리엇 개량형 등으로 2차 요격하는 중첩 방공망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 방어망은 존재 자체로 북 오판을 막을 수 있다. 얼마 전에도 북이 성공한 극초음속체의 방어책으로 야당 후보가 ‘자위적 선제 타격’을 언급하자 여당은 ‘전쟁광’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 미사일을 막을 방법은 내놓지 않았다.
김정은은 집권 10년간 한국과 미국을 핵 공격할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쏟았다. 한국 대선, 미·중과 미·러 충돌 등을 틈타 핵·미사일 전력을 ‘게임 체인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할 것이다. 협상용 ‘뻥 카드’가 아니라 한국 국민을 ‘핵 인질’ 삼는 게 목표로 드러났다. 지금 대선 후보들은 나라와 국민을 지킬 방안을 갖고 있는가. 이젠 정파를 떠나 북한 미사일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 진짜 대책을 이야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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