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복병 등장에 '우클릭' 하는 尹…"소탐대실 가능성" 전망도 [토요 풍향계]
입력 2022.01.15 08:00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앙포토
‘지지율 40%’는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관문으로 여겨진다. 1992년 14대 대선에서 41.96%로 이긴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득표율 40% 미만으로 뽑힌 대통령은 없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41.08%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번주에도 둘 다 40% 고지 아래에서 숨 가쁜 싸움을 이어갔다.
박스권 싸움 지속
윤 후보가 지난 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 지지율을 일부 회복하면서 양당의 후보 경쟁은 다시 접전 양상이다. 지난 11일~13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한 한국갤럽의 4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37%, 윤 후보는 31%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3.1%) 내 였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이 후보는 1% 포인트, 윤 후보는 5% 포인트 올랐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1일 윤 후보 지지율을 두고 “강한 반등세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목격됐다”고 자평했다. 일부 조사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다시 앞지른 걸 지칭한 말이다.
대선 후보 지지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실제로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윤 후보는 38.8%를 기록, 32.8%인 이 후보에 6%포인트 앞섰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8~1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결과도 윤 후보 38.0%, 이 후보 35.3%로 집계됐다.
반면 갤럽 조사처럼 여전히 이 후보가 우위에 선 결과도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4자 가상대결에서 이 후보는 37%를 기록해 28%인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집토끼 사수한 尹
국민의힘 내홍 사태로 지지율이 하락했던 윤 후보는 이번주 '강한 우클릭'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 7일 “여성가족부 폐지”에 이어 14일 “주적은 북한”이란 한 줄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선 ‘북한 미사일 위협을 막을 대책이 있으냐’는 질문에 “선제타격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핀 '멸공 논란'속에 지난 8일 이마트를 찾아 멸치와 콩도 샀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새해 첫 주식시장 거래일인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관 앞에서 열린 '2022 증시대동제'에 참석해 세리머니 장소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핵심 보수의 전통 지지층을 붙들어 매 결집시키는 효과를 노렸다”고 윤 후보의 행보를 평가했다. 다만 “선제타격 발언 같은 경우는 계속되면 오히려 더 많은 중도층 표를 잃는 ‘소탐대실’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대선이 6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만큼 윤 후보가 급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조사에서 12~13%대를 안정적으로 유지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부쩍 보수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도 윤 후보의 ‘텃밭 사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주 내내 “단일화에 관심 없다”,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강조한 안 후보의 지지율은 2030세대에서 윤 후보와 경합중이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7~9일 만 18~39세 청년 유권자 1000명에게 ‘내일이 대선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이 후보 27.7%, 안 후보 20.2%, 윤 후보 16.2% 순으로 안 후보가 윤 후보보다 높았다.
여권서도 “지지층 덜 왔다”
그간 ‘실용’ 강조로 중도층에 공을 들인 이 후보 주변에서도 여권 추가 결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 회복이 생각보다 빨리 이뤄졌다”(민주당 재선 의원)는 게 주된 이유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영 결속이 과거 대선보다 덜 되는 느낌”이라며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에서 특히 2030 여성이나 중장년층 유권자가 아직도 (이 후보에게) 덜 왔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지지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이 후보는 경선과 그 이후 선대위 발족 과정에서 내부 갈등으로 이른바 ‘집토끼’ 기반을 충분히 다지지 못했다”면서 “경선 후 호남에서 진영 결집을 이뤄 한숨을 돌렸는데,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과거 ‘민주 진영’사람들을 충분히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의결하고 검찰개혁 강경론자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를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사에 인용한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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