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 이야기

‘서울대 수시 합격 부산 최다’ 주목받는 사하·기장 두 고교

 
 

‘서울대 수시 합격 부산 최다’ 주목받는 사하·기장 두 고교

입력 : 2020-01-06 19:43:37  수정 : 2020-01-06 19:44:44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부산일과고 학생들의 과학축전 참가 모습. 부산일과고 제공
 

202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부산 기장군과 사하구의 고등학교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대거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고입 성적만 놓고 보면 부산장안고와 부산일과학고가 부산에서 ‘1등 학교’는 아니지만 대입 결과 눈에 띄게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서울대 합격자수가 대입 성적의 절대적 잣대는 될 수 없지만 각 학교가 수시 체계에 맞게 얼마나 준비를 잘 했는지를 보여 주는 가늠자, 또는 롤모델이 될 수는 있다.


■부산일과고, 일냈다

부산과학고보다는 고입 성적이 다소 낮은 것으로 알려진 부산일과고의 경우 서부교육청 관내에 있는 중학교에서 진학하는 학생이 40%가량 된다. 올해 졸업하는 고3 학생 재학생 숫자는 68명, 조기졸업하는 고2 학생까지 26명까지 포함하면 졸업생 숫자는 94명에 불과하다. 이 중 수시 전형에서 서울대에 합격한 재학생 숫자가 8명(8.5%)이다. 부산일과고의 경우 보통 2~4명 정도가 수시에서 서울대에 진학해 왔지만 올해는 평상시에 비하면 배 이상 좋은 성적을 냈다.


사하구 부산일과고

과학고 목적 맞게 특화 교육

“원하는 학교 진학이 더 중요”


기장군 부산장안고

지역 우선선발 뒤 더 좋은 성적

선택형 특강 프로그램 효과


“서울대 합격이 전부 아니지만

사교육 없는 공교육 롤모델”


최진규 부산일과고 교장은 “서울대에 얼마나 합격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에 얼마나 진학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소위 원석이라고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아이들이 우리 학교에 많이 와 준 것이 좋은 성적의 가장 큰 이유이고, 교육 활동을 과학고의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한 것이 또 다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교장은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 아이들과 합심해 준 교사들에게 공을 돌렸다.

많은 과학고 출신이 과학자가 아닌 의사의 길을 택해 과학고가 입시학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많은데 부산일과고의 경우 설립 목적에 맞게 과학 특화 교육을 실시하고 과학 인재를 길러낸 것이 입시에서 빛을 발했다. 최 교장은 입학설명회 때도 의대 진학 희망자보다 과학 연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학생들이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할 정도로 이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다.

학교는 학생들의 연구 역량을 길러 주기 위해 1학년 때부터 과학전람회와 과학경진대회의 참가를 적극 독려하고,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해 특강보다는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아이들끼리 서로 도우며 공부할 수 있게 했다. 또 ‘사이언스 스피치 대회’나 ‘영어말하기 대회’ 참가를 독려하고 독서토론도 강화해 면접에도 대비했다.


부산장안고 학생들의 수학 동아리 ‘시나브로’ 활동 모습. 부산장안고 제공

■부산장안고, 일반고의 롤모델이 되다

부산장안고는 202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합격자 7명을 배출했다. 전국 일반고 중에서는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조영준 부산장안고 교장은 “3학년 전체 재학생 수가 123명인데 그 중 5.7%인 7명이 수시모집에서 서울대에 합격했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 3명, POSTECH(포항공대) 5명 등 과학기술특수목적대학에도 18명이 대거 합격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밖에 고려대 13명, 성균관대 10명, 부산대 의예과 2명 등 장안고는 이번 수시 전형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부산외고도 장안고와 마찬가지로 서울대 수시 합격자 7명을 배출했지만 고3 학생 숫자가 장안고보다 2배가량 많다.

특히 이 같은 성적은 장안고가 2017학년도 신입생부터 기장군 지역 학생을 55%(부산 전역 45%) 우선 선발한 뒤 그 학생들이 고3이 돼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부산 전역에서 우수 학생들이 모였을 때보다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낸 것.

3학년 부장인 권종오 교사는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된 후 2013년부터 첫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올해 합격자 수가 가장 많다”면서 “과학고는 아니지만 과학 과목 심화학습과 동아리 활동을 진행했다. 계절학기에서 고급 교과목을 이수하는 등 학생의 노력을 대학에서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안고는 기장군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지원을 받아 학생들이 선택형 특강 프로그램을 소수정예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도왔다. 또한 교장, 교감, 교사들이 만든 자체 면접 대비 시스템으로 면접 준비를 체계적으로 시켜 사교육 없이 공교육만으로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롤모델을 만들었다. 조 교장 역시 “전 교원이 합심해 질 좋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학생 개인별 특성에 맞게 고스란히 학교생활기록부에 담아낸 열정의 결과로 본다”며 공을 교사들에게 돌렸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