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할 순 없다"…'광폭행보' 이재용, 중동행 승부수는?
입력 2021.12.08 11:18 수정 2021.12.08 11:41
이재용 중동행 키포인트는 '5G·건설'
UAE와 5G, 사우디와 건설 수주 논의할 듯
"중동서 삼성이 잘할 수 있는 것 찾아봐야"
"중동은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
UAE와 5G, 사우디와 건설 수주 논의할 듯
"중동서 삼성이 잘할 수 있는 것 찾아봐야"
"중동은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
2019년 2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UAE·사우디, 삼성이 놓쳐선 안될 신시장
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중동으로 출장을 떠나 현지에서 아랍에미리트(UAE) 고위층을 만나고 5G 관련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올해 안에 전국 인구의 90%에 대한 5G 커버리지 달성을 목표로 잡은 상황. 때문에 후속 투자와 망 고도화에 대한 추가 협력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평소 매주 목요일에 열려왔지만 이번 주는 재판부 사정으로 월요일에 열렸다. 이에 다음 공판 기일인 16일까지는 열흘의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주저 없이 중동으로 향했다.
2019년 9월 삼성물산이 건설 중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이재용의 '중동 국가 공들이기' 처음 아냐
이 부회장의 중동 출장을 두고 재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이 서둘러 중동을 찾은 이유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첨단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중동 국가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주요국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게 국가 과제로, UAE의 경우 현재 10% 수준인 신산업 분야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2025년까지 25%까지 높일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UAE는 첨단 제조업, 신재생에너지, 의료, 교육, 금융 등의 신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모두 삼성이 잘하는 분야로 꼽힌다.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UAE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5G 및 정보기술(IT) 미래사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등 중동의 정상급 리더들과 꾸준히 교류해왔다. 그는 곧이어 한국을 찾은 빈 자이드 왕세제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초청해 5G 통신을 시연하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을 소개했다.
2019년 6월 한국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 [사진=연합뉴스]
같은 해 9월 이 부회장은 사우디로 출장을 떠나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현지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이 부회장은 사우디 내 기술, 산업, 건설,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중동 지역의 중요성에 대해 계속 강조를 해왔다. 2019년 6월 삼성물산 상일동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들과 회의를 진행하면서 "중동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동 이어 곧바로 해외 출장 가능성 높아
2019년 6월 삼성물산 상일동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물산 블라인드]
때문에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서울중앙지법의 2주 간 겨울철 휴정기를 이용해 이 부회장이 또 해외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달 23일 재판에 출석한 뒤 내년 1월13일까지 20일 동안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재판 공백을 이용해 해외를 찾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는 열흘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임원급 등 기업의 필수 인력'에 해당, 자가격리가 면제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판단하기에 가장 시급한 것이 해외 네트워크 복원이라고 본 것 같다"며 "4차산업 혁명기에 새 도약을 추진 중인 중동 국가들과 스킨십을 확대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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