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트랩에 매달려... “탈레반이 온다” 카불 시민 탈출행렬
입력 2021.08.16 14:56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하면서 수도 카불 주민들은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졌다. 탈레반이 카불 진군 이틀 만에 대통령궁까지 접수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아프간 정부가 붕괴하자 카불 시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카불에 위치한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시민들이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일간 가디언은 날이 밝기도 전에 수천 명의 시민이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총소리가 담긴 것도 있다. 가디언은 미군이 공항에서 총격을 한 적이 있음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총소리가 산발적으로 들리는 중에 아이를 업거나 안은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달리는 모습도 담겼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시민들은 패닉에 빠져 공항을 향해 달려가고, 미군은 시민들이 뛰도록 하기 위해 하늘로 총을 발사했다. 이런 모습을 보는게 정말 슬프다”고 적었다.
16일 아프가니스탄의 대통령이 망명하고 탈레반의 집권이 확실해지자 카불공항은 몰려든 탈출인파로 혼잡을 이루고 있다/ AFP연합뉴스
카불 시내를 빠져나가는 차량 행렬로 도로 곳곳이 꽉 막히거나 시민들이 너도 나도 비행기에 먼저 탑승하기 위해 몰려든 모습의 영상도 공개됐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겠다며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 또, “히잡을 쓴다면 여성은 공부를 하거나 일할 수 있고 혼자 집밖에 나서는 것도 허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과거 탈레반 통치 5년간 극단적 이슬람 율법 적용을 경험했던 시민들은 두려움에 빠졌다. 당시 탈레반은 음악, TV 등 오락을 금지했고 여성들의 교육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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