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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대

'시청자 900명'…與 경선은 어쩌다 인기를 잃었나

'시청자 900명'…與 경선은 어쩌다 인기를 잃었나

머니투데이

  • 김성진 기자
  • 2021.07.04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9명의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공명선거·성평등 실천 서약식 및 국민면접 프레스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서약식에는 김두관·박용진·양승조·이광재·이낙연·이재명·정세균·최문순·추미애(이름순) 후보가 참석했다. 2021.7.1/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일 제20대 대통령선거 당내 경선의 닻을 올렸지만, 흥행 실패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날 민주당 공식 유튜브인 '델리민쥬'는 '처음 만나는 국민! 독한 질문-국민면접 1탄'을 생중계했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광재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 의원, 양승조 충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두관 의원(기호순)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권주자 9명이 처음 한자리에 모인 순간이지만 영상의 실시간 시청자는 900명대 수준이었다. 이는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가 지난달 27일 생중계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 16강전 오디션 동시간대 접속자 수(약 2만명)보다 크게 적은 수치다.



비록 예비경선이지만, 4년 전 대선 경선과 비교하면 국민들 관심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장미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 최종 선거인단 참가자는 214만명에 달하며 흥행에 성공했단 평가를 받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선 후보들 간 우열이 굳어져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점 △대선의 초점이 '정권 교체'에 쏠린 점 △정파적으로 경직된 점을 이유로 지목했다.



"반전이 없다"…떨어진 긴장감


여당 내 대권주자 지지율 구도를 살펴보면 이 지사가 너무도 안정적인 1위를 달리는 탓에 경선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지사의 강세가 압도적인 데다 다른 후보들 지지율은 미미하다 보니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 지사는 어느덧 1년째 여당 대선주자 중 1위 자리를 달리고 있다. 그는 한국갤럽이 지난해 8월 둘째 주(11~13일)에 실시한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지지율 19%를 기록, 이전까지 1위를 달리던 이낙연 전 대표(17%)를 처음 앞질렀다. 이후 안정적인 1위 자리를 유지,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조사한 결과에서는 지지율 24%를 기록해 이 전 대표(6%)와 격차를 18%p로 벌렸다(두 조사 모두 성인남녀 1000명 조사.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p).

박 교수는 "이 지사가 워낙 압도적 1위를 달리는 탓에 여론이 '반전'의 여지를 볼 수가 없으니 경선이 밋밋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앞으로 본경선에 들어갔을 때 단일화 등 변수가 생기면 관심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대선 키워드 '정권교체'…"여권 주자에 관심 없다"


내년 대선의 키워드가 '정권 교체'로 굳어졌고, 이에 여권 주자를 향한 관심은 낮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3일 간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조사에서 내년 대선에 '정권 교체'를 바란 응답자(49%)가 '정권 유지'를 바란 응답자(38%)보다 많았다.(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p)

이를 두고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이 여당 경선에 관심을 가질 확률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또 "정파적 경직성이 전략적 감각을 제압했다"고도 지적했다. 경선에 '내편'만 초대하려다보니 흥행 요소를 놓친다는 지적이다. 신 교수는 '국민면접' 면접관에 '조국 흑서' 저자 김경율 회계사를 임명하려다 취소한 해프닝을 거론했다. 면접에 김 회계사가 참여하는 것만으로 흥행 요소인데 이 전략적 선택이 거부당했다는 지적이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을 보면 이준석 대표가 존재만으로 변화의 상징이 되지 않았나. 민주당도 김 회계사가 면접관으로 거론되는 것만으로 흥미를 유발했다"며 "당이 이 기회를 놓쳤는데 전략적 선택을 못 한 것"이라 분석했다.



민주당은 경선기획단 '사퇴 요구' 내홍


한편 민주당은 아직 김 회계사 임명 '해프닝'에 내홍을 겪는 중이다. 대선 주자인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등은 지도부 사과와 기획단 재구성을 주장하고 있다.

대선경선기획단 공동단장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논란이 있던 것을 살피지 못한 건 단장으로서 제 책임"이라 사과했다. 다만 "대통령 후보가 혼내시면 혼나고, 저희가 다시 꼼꼼히 살펴 주변에 잘못된 것은 (없는지) 엄히 살펴보는 계기로 삼겠다"며 사퇴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지도부 역시 '기획단이 충분히 사과했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나섰다. 여기에 다른 면접관으로 지명된 김소연 뉴닉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하는 악재가 겹치며 민주당이 경선 흥행 '빨간불'을 극복하는 데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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