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탄산리튬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탄산리튬은 배터리에서 전기를 만들고 충전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로, 노트북과 휴대폰 등 IT기기 배터리에 주로 사용된다.
폐배터리에서 탄산리튬을 추출하려면, 우선 재료를 목적에 따라 가열해 재료의 구조와 성질을 변화시키는 '열처리' 과정을 거친다. 폐배터리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 금속 화합물로 구성돼 있는데, 리튬은 열처리 중 발생한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탄산리튬으로 변환된다. 이후 산성 용액으로 재료를 녹이는 '산침술' 과정 및 '결정화' 공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부분 황산 등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두산중공업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리튬을 추출해내는 공법이다. 폐배터리 내부 물질을 열처리하고, 증류수를 활용해 리튬을 선택적으로 분리한 뒤 전기흡착식 결정화 기술을 통해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두산중공업이 자체 개발해 특허 출원한 이 공법은 기존 추출 방식에 비해 공정이 단순해 경제성이 높고,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두산중공업은 올 하반기부터 연간 1500t 규모의 사용 후 배터리를 처리 할 수 있는 설비 실증을 추진하고, 순도 99%의 탄산리튬을 생산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송용진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이번 기술 개발로 광산 등 자연에서 리튬을 채굴하는 방식보다 온실가스 발생량을 대폭 줄이고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친환경 처리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며 "2029년 1만9000t 규모로 급증이 예상되는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및 폐플라스틱·폐비닐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등 폐자원 처리 기술을 통해 '순환 경제' 구축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계기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