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제조의 모든 것… 60일간 3단계 공정 거친다
입력 2021.05.03 03:00 | 수정 2021.05.03 03:00
미국 미시간주 포티지의 화이자 제약공장에서 지난해 12월 13일(현지시간) 직원들이 화이자ㆍ바이오앤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운송 상자에 드라이아이스를 넣고 있다./AP 연합뉴스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을 확보하려고 전 세계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국이 기술이전·위탁생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화이자 백신은 현재 화이자 미국 공장과 개발 파트너인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유럽 공장에서만 생산된다. 코로나 대유행을 극복할 이 신무기는 어떻게 제조되는 것일까.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29일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 제조 공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히 소개했다.
화이자 백신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mRNA(전령 RNA) 방식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을 인체 세포에 결합시켜 감염에 이르게 한다. 화이자 백신은 이 과정을 차단하는 원리다. 백신은 바이러스의 일부인 스파이크를 만드는 유전 정보인 mRNA를 인체에 전달한다. 그러면 몸 속에서 스파이크에 결합하는 항체가 생긴다. 이후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하면 백신으로 생긴 항체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에 먼저 결합해 감염을 차단한다. 이런 원리는 알려졌지만 구체적 제조 과정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화이자 체스터필드 공장의 스파이크 DNA 배양 공정./화이자
◇대장균 배양이 백신 첫 단계
화이자 백신 생산은 먼저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DNA) 합성에서 시작한다. 생명체의 유전 정보는 DNA에 담겨있다. 생명체는 이 중 일부를 mRNA로 복사해 그때그때 체내에서 필요한 물질을 만든다. 화이자 백신을 만들려면 DNA부터 있어야 하는 이유다.
1단계 공정에서 만든 DNA의 유전 정보는 2단계에서는 실제 스파이크를 만드는 mRNA로 복제된다. 마지막으로 이를 보호용 지방 입자로 감싸면 최종 백신이 만들어진다. 이 세 단계가 화이자의 미국 공장 세 곳에서 60일 동안 진행된다. 유럽 등지로 가는 백신은 공동 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맡았다.
스파이크 DNA 합성은 미주리주 체스터필드 공장에서 이뤄진다. 고리 모양의 미생물 DNA인 플라스미드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유전자를 끼워 넣는다. 이 플라스미드를 대장균에 집어넣고 대량 배양한다. 배양 후 대장균을 깨고, 효소로 플라스미드를 잘라내 스파이크 DNA만 추출한다. 이 DNA가 들어있는 작은 병 하나면 150만 번(도스) 접종 가능한 백신을 만들 수 있다.
미국 화이자 앤도버 공장의 mRNA 합성 공정./화이자
◇mRNA 합성과 지방 코팅이 핵심
스파이크 DNA는 냉동해서 매사추세츠주 인데버의 공장과 독일 마인츠 공장으로 보낸다. 이곳에서 mRNA를 합성한다. 인데버 공장에서 DNA가 들어있는 용액에 RNA 중합효소와 RNA 재료를 넣으면 몇 시간 안에 mRNA가 형성된다. 합성 공정 한 번에 백신 750만 도스를 만들 mRNA가 나온다.
다음은 mRNA를 지방 입자로 감싸는 공정이다. mRNA 자체는 세포막을 통과하지 못하고, 인체 분해 효소의 공격도 받는다. 이미 1990년대 가능성이 확인된 mRNA 백신이 그간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다. 화이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지질 나노 입자 기술을 사용한다.
미국 화이자 켈러머주 공장의 지질나노입자 합성 공정./화이자
지질 나노 입자는 미시간주 켈러머주 공장에서 만든다. 펌프로 지방 입자를 주입하면 mRNA 주변을 감싸공 모양 지질 나노 입자가 형성된다. 이를 병에 넣고 영하 70도로 냉동해서 미국 각지로 보낸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화이자 백신 공장이 바로 이곳이다.
화이자는 지난해 9월 백신을 제조하기 시작해 지난달 22일 현재 1억5000만 도스를 공급했다. 7월 중순까지는 3억 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벨기에 퓌르스 공장에서 지질 나노 입자를 만든다.
미국 화이자 켈러머주 공장의 백신 병입 공정./화이자
◇국내 업체들도 핵심 기술 확보 중
화이자는 현재 변이 코로나를 공략할 백신도 개발 중이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발생해도 유전자 설계만 바꾸면 즉시 대응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mRNA 백신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1단계 DNA 합성은 지금도 가능하다. 한미약품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장균으로 플라스미드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있다. 2, 3단계 mRNA 합성과 지방 코팅은 2000년 설립된 바이오기업 아이진과, 동아제약 계열사인 에스티팜이 각각 관련 기술을 기술도입 등으로 확보했다.
☞스파이크 단백질
코로나 바이러스의 표면에 돌기처럼 돋은 단백질. 바이러스는 스파이크를 인체 세포에 결합시키고 안으로 침투한다.
☞mRNA (전령 RNA)
세포핵의 유전자에서 특정 단백질에 대한 정보를 복사해서 세포 내 단백질 합성 공장으로 이를 전달하는 전령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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