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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대

'4·7 재보선' 야권 정계개편 '뇌관' 되나?…국민의힘, 해체 가능성도

매일신문 배포 2021-02-10 17:55:05 | 수정 2021-02-10 21:24:17

 

서울서 野 단일후보 패할 경우 유력 잠룡 중심 갈등·분열 예상
"野보다 與 주자들 지지도 높아 국민의힘 정치적인 위상 반영"
선거 결과 무관 판갈이 전망도…당 내부선 "이기면 돼" 낙관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미혼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을 방문,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키즈카페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맘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 이후 야권 정계개편 시계가 빠르게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집권여당 후보에 패할 경우 유력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갈등과 분열 양상이 깊어지는 등 보수야당 해체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안팎에선 정책역량 강화와 같은 체질개선에 착수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정당으로서 존속이 힘들다는 위기론이 대두된다.

◆야권 정계개편 불가피론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야권 정계개편을 두고 갖가지 예상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판갈이' 수준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0일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차기 대권주자 중심으로 당내 대대적인 지형변화가 예상된다. 심지어 제1야당의 틀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내에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고 당 밖에서 여론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있는 현 상황은 내부에서의 원심력과 외부에서 흡입력이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이라며 "'안철수 서울시장'과 '7월 민간인이 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 정계개편의 주요 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계에서도 국민의힘이 딜레마에 처해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채장수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권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초래된 보궐선거인데, 나경원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유력주자에 대한 지지도가 여권 후보보다 낮게 나오는 상황은 현재 국민의힘의 정치적 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야권 단일후보로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고 가정하면,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특정 주자에 대한 결집 가능성은 낮아지게 된다. 기존 국민의힘 권력을 안 대표에게 내어주게 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낙관론으로 정면 돌파

국민의힘은 잇따르는 위기론을 낙관론으로 정면 돌파하는 모습이다.

대구경북(TK)의 한 재선의원은 "정계개편이라는 건 선거에서 지는 걸 가정하는 건데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힘을 합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비관할 필요가 없다. 우리당 내에서 분출하는 힘과 에너지를 잘 모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안철수 서울시장' 중심의 야권 개편 예상과 관련해 TK의 한 초선의원은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안철수 대표가 단일후보가 되어 당선되는 데에는 우리 당 지지층이 힘을 보탠 덕분일 것"이라며 "또 지금까지 안 대표의 정치적 행로를 볼 때 향후 그를 중심으로 구심력이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다만 당내 의원들을 중심으로 현 상황을 진지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TK의 다른 초선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면 국민들로부터 문책받고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며 "여전히 우리 당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받아들이고, 중도층을 겨냥해 정책개발 등 궤도 수정이 더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야권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내세우든 이기기만 하면, 이후 국면은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란 의견도 내놓는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권이 서울시장 탈환에 성공하면 정권 레임덕이 가속화하고 이낙연 대표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되는 등 여권 내부 분열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유력 대선주자들이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면서 응집력이 생긴다. 정계개편은 이번 선거에서 지는 쪽에만 해당한다"고 했다.

김병훈 기자 kbh7133@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