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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봄이 찾아 오는 소리

 

해운대 장산 계곡 

 

초봄의 소리

새벽하늘, 천지 하얗게 흰 눈 펄펄 날리더니 
어느새 떠오르는 햇살에 흔적없이 사라지고 

검은 산언덕을 타고 불어오는 찬 바람 속에 
파르르 떠는 낙엽송 앙상한 솔가지들 시달리고 움츠러들 때
  
겨우내 서걱거리던 마른 풀잎 사이로 귓등을 스치고 때리는 봄의 소리 
깊은 계곡 얼었던 수정 얼음 사이로 스며드는 맑은 물소리

매화 꽃봉오리 꽃향기에 노란 풀 언덕 햇볕 아래  
스멀스멀 아지랑이 피어오르면 

봄이 오는 소리
뜨거워지는 열정(熱情)이 되살아나는 계절

들에도 산에도 
서리 맺히고 이슬 내리는 황야에도
솟아나고 움터 오르는 환희(歡喜), 
뜨락에 우주에 모든 생명이 터져 나오는 기쁨이여!

이 차가운 날에도
내 가슴에 끝없이 타오르는 가시덤불 불길처럼 
영영 잊을 수 없는 사랑의 불길이여!

멀리 옥색 전설의 바다에서도  
조용히 일어나 어느덧 거친 풍랑에 살려오는 뜨거운 숨결이여!
밀리고 찢기며 캄캄한 파도에 씻기면서도 
빛을 발하는 삶의 원천이여!

지금 봄이 오는 소리 
푸른 하늘에서 울려오는.

은은한 종소리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면
사랑하리라 

영원히 사랑하리라!

그대를 사랑하리라 

사진 김영희 제공 

 

2021.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