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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

[사설] "새로운 기업 창출하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한국에 준 조언

  • 입력 : 2021.01.05 00:03:0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라스 피터 핸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려면 새로운 기업을 창출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열린 전미경제학회에 맞춰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전한 메시지다.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저출산과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사회가 귀담아들어야 할 조언이다. 그는 "팬데믹이 경제의 일부 분야를 강타했지만 대규모 혼란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기존 기업의 정상화뿐 아니라 새로운 기업의 출현을 촉진하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혁신 기업이 중요해지는 만큼 기존 정책과는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업이 경제 성장을 주도한다는 사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테슬라는 설립된 지 20년도 안 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미국 영상회의 플랫폼 기업인 줌은 출범한 지 10년 만에 IBM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업가치가 커졌다. 페이스북 등 미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기업의 상당수는 2000년 이후 등장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의 7대 정보기술(IT) 기업이 지난해 불린 시가총액은 3조4000억달러로 인도의 2019년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았다.

국내에서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2010년 이후 설립된 신생 기업들은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0년 벤처기업 정밀 실태조사`를 보면 2019년 말 기준 벤처기업의 총 매출액은 193조3000억원으로 현대차그룹을 넘어섰다. 종사자 수도 80만4000명에 달했고 신규 고용은 4대 기업의 5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 기업이 더 많이 출현하려면 지원도 필요하지만 어떤 사업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낡은 규제를 과감하게 없애는 게 핵심이다. 지금처럼 정부와 국회가 경쟁하듯 기업 규제법을 쏟아내고 기득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혁신의 싹을 자르면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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