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란 그 말을 사용하는 민족의 정서적 배경아래서 공통으로 통용될 수 있는 감정이 개입되어 서로 소리로 표시하는 부호라고 말하고 싶다.
언어는 소리만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이미지만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닙니다. 소리와 이미지 두 가지가 결합되어야 완전한 하나의 언어가 되고 그 이유는 바로 뇌 속에 있습니다.
『이미지(image)는 상(象)이다. 심상(心象)이다. 마음속에 그려지는 그림이다.』 눈에 보이는 자연세계의 그림일 수도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감각기관이 바깥세계를 느끼고 받아들인 의식세계 속에 그려지는 그림을 ‘이미지’라 하고, 시각정보는 그대로 그림처럼 기억됩니다. 그래서 모든 감각은 이미지로 기억되고, 이미지로 회상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언어입니다. 우리말 ‘사랑’에 대한 의미의 개념도 언어 발달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말 ‘사랑’은 중세어 ‘랑(思量)’에서 유래했는데, 당시 思量(사량)은 단순히 많이 생각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천자문(千字文)》에서는 思를 ‘랑 ’라고 새기고 있으며, ‘랑’은 한자어 思量이라고 적었습니다. 생각을 의미하는 思의 사량이 사랑(愛)의 의미로 바뀐 것은 16세기 이후로, ‘랑’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은 기독교가 전래된 이후 신의 사랑이라는 뜻으로 전파되었습니다. 남녀의 사랑이라는 의미로 쓰인 것은 훨씬 뒤로, 1920년 탈고했다는 나도향의 소설 〈청춘〉에서 처음 나타납니다.
우리는 아주 많이 좋아하면 사랑한다고 하는데, 사랑은 좋아함과는 다른 차원의 감정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할 때는 좋아함 이상으로 걱정, 보살핌, 의존, 즐거움, 외로움 등 여러 가지가 복합되어 있습니다. 사랑에 동반되는 감정은 너무나 즐거운 쾌락일 수도 있고, 슬픔일 수도 있습니다. 복수심에 불타는 분노도 사랑 때문에 생깁니다.
사랑에 대한 생각은 커플마다 달라 어떤 커플은 열정과 동일시하고, 어떤 커플은 신뢰를 중요시합니다. 한편 자신들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일까 의문을 갖는 커플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 사이에서도 사랑에 대한 정의는 바뀔 수 있습니다.
영어 love는 ‘즐겁게 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lubet에서 유래했습니다. 독일어에서 사랑을 의미하는 Liebe도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어에서 사랑을 의미하는 amour는 라틴어 amor에서 유래했는데, amor는 그리스어 eros의 라틴어 표현입니다.
처음 우리나라에 서양의 love 개념이 소개될 때는 love를 연애(戀愛)라고 번역한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연애는 전통적인 한자에서 남녀 사이의 열정을 뜻했던 연(戀)과 당시 서양풍의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애(愛)를 합해서 만든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연애라는 말은 love 중에서 남녀 사이의 사랑만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영어에는 남녀의 사랑을 표현하는 말이 따로 없어서 romantic love라고 하는데, 이를 흔히 낭만적 사랑이라고 번역하지만 연애라는 말이 romantic love에 가장 적당한 말입니다.
사랑은 인간의 보편적인 성향이지만, 사랑을 나타내는 표현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언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다릅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사랑을 의미하는 말은 에로스(eros)였습니다. 당시 에로스의 대상은 남녀 관계뿐만 아니라 좋은 것과 아름다운 것 등 매우 폭이 넓었습니다. 플라톤에 따르면 좋고 아름다운 것을 향한 에로스 덕분에 사람들은 이상을 향한 욕구가 생기며, 출산의 고통을 감수할 수 있고, 고차원적인 정신 활동을 한다고 했습니다. 에로스의 의미가 에로틱(erotic)과 같이 성적인 매력이라는 의미로 축소된 것은 16세기 이후입니다. 정신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플라토닉 러브(platonic love)라는 말도 이때 만들어졌습니다.
플라톤 시대에는 동성애가 보편적이었고, 학생과 교사의 동성애도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플라톤도 동성애자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생각했기 때문에 정신적인 만족은 남성들끼리의 동성애에서 더 컸다고 합니다. 그런데 젊은 청년이 나이 든 교사에게 애무를 허용하면서 경험하는 감정은 자신이 성적으로 흥분되었다고 생각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달랐습니다.
동성애 동안 청년이 흥분되지 않았다면 청년은 필리아(philia) 상태를 경험했다고 합니다. 필리아는 남이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는 사실을 느꼈을 때의 감정입니다. 아이가 부모님의 생일 선물을 사기 위해 저금통을 깨뜨릴 때의 감정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교사와의 동성애 동안 성적인 감정인 에로스(eros)를 느꼈다면 동시에 수치심을 느꼈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이 감정의 대상에 따라 달랐습니다. 현재 감정을 표현하는 많은 단어들이 사회적 맥락 없이 추상화된 것과는 대조적이죠. 당시에는 공동체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감정을 표현하는 용어도 사회적인 맥락에 따라 달라진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으로부터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에도 에로스, 필리아 등이 있었습니다. 필리아는 친구를 의미하는 필로스(philos)에서 나온 말로, 성적인 욕구가 없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구끼리의 우정, 부모의 자식 사랑, 인류애(人類愛)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또 사랑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는 신의 사랑이라는 뜻의 아가페(agapê)가 있는데, 이는 기독교가 도입되고 나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에로스나 필리아와는 구별되는 신의 사랑을 이르는 말입니다.
오늘날 우리사회에 범람하는 사랑이란 의미의 사용에 판단 기준도 상대의 인격과 인생관에 따라서 구별되어질 수 있는 격조 높은 의미가 내포된 단어이기도 합니다.
참조 : romantic love는 자본주의 사회의 용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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