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얼굴 가린 '1억 기부 할머니'
이달 초 연세대 기부 후 사라져… 파주에서 찾아
"자식들 알면 큰일나" "난 모르는 일" 공개 꺼려
파주 금촌동에 내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이런 할머니 아느냐"고 물었다. 허사였다. 돌아와 밤새 고민하던 중, 어느 순간 '기독교 학교인 연세대에 기부한 할머니는 기독교 신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다음날 아침 금촌동 주변 교회를 지도에서 찾아보았다. 100개가 넘었다. 56번째 교회에 전화를 걸었을 때, 교회 직원의 반가운 응답이 들렸다. "자식이 ○명이고, 60대 후반인 정씨 할머니요? 그런 할머니가 한 분 있기는 한데…."
집 앞으로 찾아가 두 시간쯤 지났을 때, '살구색 재킷'과 '헐렁한 바지'를 입은 한 할머니가 아파트 문을 나서는 것이 보였다. "정씨 할머니 되시죠? 연세대에 1억원 기부하셨다는 얘기 듣고 찾아왔습니다." 할머니는 펄쩍 뛰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병원비 낼 돈도 없는데, 기부는 무슨 기부…. 잘못 알고 왔으니 어서 돌아가세요."
한참을 붙들고 물어보니 할머니는 난처한 얼굴로 속삭였다. "우리 아이들이 알면 큰일나. 제발 가요." 다음날에도 할머니는 "내가 많이 아파요. 난 모르는 일이니 그만 돌아가줘요"라고 할 뿐이었다. 전화를 걸어도, 초인종을 눌러도, 할머니는 더 이상 대답이 없었다.
어쩌면 할머니 말대로 사람을 잘못 찾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왼손'도 모르게, 아니 자식들도 모르게 기부를 택한 할머니 덕분에, 어려운 환경에서 절망하던 학생들은 희망을 찾게 됐다. 할머니가 건강하시길 빈다.
다음날 아침 금촌동 주변 교회를 지도에서 찾아보았다. 100개가 넘었다. 56번째 교회에 전화를 걸었을 때, 교회 직원의 반가운 응답이 들렸다. "자식이 ○명이고, 60대 후반인 정씨 할머니요? 그런 할머니가 한 분 있기는 한데…."
집 앞으로 찾아가 두 시간쯤 지났을 때, '살구색 재킷'과 '헐렁한 바지'를 입은 한 할머니가 아파트 문을 나서는 것이 보였다. "정씨 할머니 되시죠? 연세대에 1억원 기부하셨다는 얘기 듣고 찾아왔습니다." 할머니는 펄쩍 뛰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병원비 낼 돈도 없는데, 기부는 무슨 기부…. 잘못 알고 왔으니 어서 돌아가세요."
한참을 붙들고 물어보니 할머니는 난처한 얼굴로 속삭였다. "우리 아이들이 알면 큰일나. 제발 가요." 다음날에도 할머니는 "내가 많이 아파요. 난 모르는 일이니 그만 돌아가줘요"라고 할 뿐이었다. 전화를 걸어도, 초인종을 눌러도, 할머니는 더 이상 대답이 없었다.
어쩌면 할머니 말대로 사람을 잘못 찾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왼손'도 모르게, 아니 자식들도 모르게 기부를 택한 할머니 덕분에, 어려운 환경에서 절망하던 학생들은 희망을 찾게 됐다. 할머니가 건강하시길 빈다.
입력 : 2008.04.0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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