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선물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선물 ㅡ 박동규 부모님은 무엇을 사달라고 하면 “크리스마스에 보자”고 하셨다. 가난했기에 다섯 형제들이 무엇을 사달라고 하면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해 고등학교 입학식에 가보니 반 아이들이 대부분 구두를 신고 있었다. 나는 속이 상했다. 그래서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구두를’ 하고 마음에 품었다. 12월 20일 저녁 아버지는 우리 다섯 형제를 안방에 불러 앉혔다. 노트와 연필을 들고 아버지는 막내부터 “무엇을 사줄까?” 하고 물으셨다. 막내는 썰매를 사달라고 했다. 여동생 차례가 되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여동생은 다른 형제와는 달리 벌떡 일어서더니 “아버지 털오버 사주세요” 하는 것이었다. 순간 우리 모두가 놀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난한 시인이던 아버지는 주머니에 얼마를 넣고 아이들 앞에 앉아 있었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