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3번 동의?”… 6년간 고등학생 딸 성폭행한 의붓아버지

“일주일 3번 동의?”… 6년간 고등학생 딸 성폭행한 의붓아버지

최혜승 기자

입력 2022.04.07 10:31

지난 2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 자료화면 / MBC

6년간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행 당한 한 여고생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이 일고 있다. 네이버 카페 등에는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며 법원 제출용 탄원서 서명이 공유되고 있다.

MBC 실화탐사대는 지난 2일 김은영(18‧가명)양의 사연을 소개했다. 재혼 가정인 은영양의 가족 구성원은 은영양, 은영양의 친어머니, 의붓아버지 A씨, A씨의 친딸, 그리고 친어머니와 의붓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남동생이 있었다.

은영양은 초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부터 A씨의 성추행이 시작됐다고 회상했다. 당시 아픈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어머니가 집을 비웠고 집에는 A씨와 은영양만 있는 상황이었다. 은영양이 샤워를 하고 있는데, A씨가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씻겨주겠다”며 은영양을 만진 것이다.

A씨는 은영양이 초등학생 5학년이던 2017년 5월 무렵 은영양의 어머니가 집에 없는 틈을 타 딸을 성폭행했다고 한다. A씨는 잠든 은영 양을 성폭행하려 했고, 잠에서 깬 은영양이 반항하자 그의 얼굴을 한 손으로 막고 주먹으로 때렸다고 한다. 그의 범행은 은영양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6년간 계속됐다.

A씨가 은영양에게 성관계를 강요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나타났다. 은영 양이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일주일 세 번 쉬는 주 없음. 강제성에 대해 이의제기 없음. 반항은 엄중 처벌에 처함’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A씨는 컴퓨터 달력에 은영양을 성폭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날 ‘♥’로 표시하기도 했다. 은영 양의 핸드폰을 수시로 검사해 메신저 대화 내용을 지우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한다.

A씨는 은영양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거나 자신을 피하면 집을 쿵쾅거리며 걸어 다녔다. 또 은영양의 언니와 동생에게 이유없이 화를 내거나 접시를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A씨가 은영양의 남동생을 들고 던지는 바람에 남동생 머리에 금이 간 적도 있다고 했다. 이런 폭행 역시 은영양의 어머니가 집을 비웠을 때 벌어졌다. A씨는 은영양에게 “엄마에게 말하면 아기까지 다 죽이겠다”는 말로 협박했다고 한다.

 

은영양은 이 같은 협박 때문에 피해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고 한다. 은영양은 “아버지랑 헤어지면 어머니가 혼자 저희를 감당해야 하는데 어머니가 힘들어질까 봐 (말을 못 했다)”고 전했다. 주변 사람들도 범행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A씨가 직장에선 유능하고 집에서 자상한 아버지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에서 조기 진급을 2번이나 하는 등 우수사원으로 꼽히는 인물이었다. 또 자녀들의 밥을 챙겨주거나 집 청소를 하는 등 완벽한 가정으로 비쳤다고 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은영양의 친어머니는 녹취록 등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MBC가 공개한 A씨 녹취록에는 “그냥 나만 봐달라” “네가 여자로 보였으니까 그런 것” “넌 나한테 딸로서 예뻐 보일 수 없는 존재” 등의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지난달 14일 긴급체포돼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A씨는 이곳에서도 은영 양의 어머니에게 연락해 “은영이를 만나게 해 달라” “합의해 달라” “나는 기껏해야 3년 살다가 나갈 거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지훈 변호사는 “A씨가 징역 3년에 불과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성폭력을 한 사람은 중형을 선고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친족 간 강간이 성립할 수 있기 때문에 가중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