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기구·가위 들고 피란간다” 우크라 여성들 성폭력 증언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다수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가디언이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퇴각 후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와 북부 지역을 탈환하자 이 지역 여성들이 현지 경찰·언론·인권 단체에 성폭행 피해 등을 신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단 성폭행을 포함해 총구를 들이대고 위협하거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강간을 당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시신 4구를 발견한 사진작가 미하일 팔린차크는 가디언에 “담요로 싼 남성 1명과 여성 3명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여성들은 옷이 벗겨진 상태로 신체 일부가 불에 탔다”고 증언했다. 가디언은 “팔린차크의 사진을 비롯해 러시아가 점령했던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즉결 처형, 강간, 고문이 자행됐다는 증거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라 스트라다 우크라이나’의 카테리나 체레파카 회장은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과 소녀들로부터 수차례 전화를 받았지만, 전쟁으로 인해 연락이 다시 닿지 않거나 물리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서 “일반적으로 성범죄는 실제보다 적게 신고되며, 현재 드러난 상황이 빙산의 일각일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검찰과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신고된 성폭력에 대해 수사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2일에는 키이우 동부 교외 지역인 브로바리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이 폭로됐다. 이리나 베네디코파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키이우 지역에서 민간인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러시아 군인을 기소했다”면서 “러시아 군인이 민간인 집에 침입해 남성을 총으로 살해하고, 그 아내를 성폭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이후 수백명의 난민 여성을 돕는 우크라이나 단체 페미니스트 워크숍은 지역 정부와 협력해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의료적·법적·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페미니스트 워크숍의 르비우 지부 관계자는 “피란간 여성들이 총을 든 군인이나 성폭행범으로부터 멀어진 것처럼 보이겠지만, 피해에 따른 트라우마는 계속해서 그들을 따라다닌다”면서 “러시아가 강간과 성폭력을 군사 전술로 이용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사회 전반에 깊은 고통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보 국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여정 “南에 총포탄 한발도 안 쏠 것…무력상대로 안 봐” (0) | 2022.04.05 |
---|---|
文과 생각 다른 尹…평화 외치다 전쟁 맞은 우크라 현실 직시를 (0) | 2022.04.04 |
10대 경제강국인데… 우리軍 장비, 우크라보다 구식인 이유 [르포 대한민국] (0) | 2022.04.04 |
용산 집무실도 여기서 나왔다…尹정부 접수한 '충암고' 이들 (0) | 2022.04.03 |
소주병이 날아오기 전, ‘그녀’가 알아챌 수 있었던 이유는? (0) | 2022.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