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년간 빚으로 펑펑 뿌리고 재정 긴축은 尹 정부 몫
정부가 지난 5년의 재정 확장 기조를 바꿔 내년 예산안에선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는 지침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재량 지출을 10% 줄여 10조원을 감축하고 유사 기금을 통폐합하는 등 지출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이다. 각 부처에는 이 지침에 따라 내년도 예산 요구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내년 예산은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가 쓰는 예산이다.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빚까지 내서 펑펑 뿌리더니 허리띠 졸라매기는 다음 정부 몫으로 넘겼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400조원 규모의 본예산을 물려받아 5년 사이 50% 이상 늘어난 607조원으로 키웠다. 나라 경제가 커져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 매년 빚을 100조원 안팎 늘린 것이다. 한 해도 빠짐없이 무려 10차례에 걸쳐 150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 썼다. 코로나 때문이 아니다. 코로나 이전부터 방만했다. 코로나는 거기에 핑계를 줬다. 소상공인 등의 피해자 구제 대신 전 국민 현금 살포부터 했다. 재작년 총선, 작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올해 대선 등 선거 때마다 국민 세금 뿌려 표를 사는 매표(買票)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문 정부의 재정 중독증은 역대 최악이었다. 모든 것을 세금으로 해결하려 했다. 그 결과 2017년 660조원이던 국가 부채는 5년간 400조원 넘게 늘어 올해 1075조원 규모가 된다. 국가 부채 비율은 36%에서 50%대로 높아져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경고하는 위험선에 육박했다. 공공기관 부채도 5년간 100조원 가까이 늘었다.
재정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져도 “곳간에 재정을 쌓아두면 썩는다”는 궤변으로 방만한 씀씀이를 멈추지 않았다. 국가 미래와 후대를 위해 건전하게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듯했다. 기재부가 국가부채에 법적 상한선을 두는 ‘재정 준칙’ 도입 법 개정안을 2020년 말 국회에 제출했지만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는 아직까지 뭉개고 있다. 그래 놓고 다음 정부부터 예산 지출을 줄여야 한다며 재정 구조조정 운운한다.
예산은 이대로는 안 된다. 차기 윤석열 정부는 나라 빚이 더 늘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각오로 지난 5년의 방만한 재정 지출을 전면 구조조정해야 한다. 문 정부처럼 나라 살림을 했다가는 대한민국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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