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룡뇽, 광우병, 탈원전 그리고 풍수지리 [여기는 논설실]
입력 2022.03.24 09:26 수정 2022.03.24 09:26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현 집권 586세력 중엔 스퀼러 같은 '물건'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대자보를 쓰며 대학 생활을 보냈다. 대자보 핵심은 선명한 한 줄의 선동적 구호다. 심장을 뛰게 하는 한 줄 메시지에 시위 참가자 수가 달라진다. 핵심을 찌르는 촌철살인의 구호를 통해 조직과 세력을 키우는 기술을 배우고 익혔다.
한국은 '괴담 공화국'이다. 아니면 말고식 거짓 선동과 악의적 허위 사실이 난무한다. 이런 괴담은 우연이 아니라 대부분 치밀한 계획 아래 조직적으로 만들어진다.
2006년 경부고속철도 사업때 환경가들과 좌파 지식인들은 천성산 터널이 뚫리면 도룡뇽들이 다 죽는다며 머리띠를 둘러매고 공사를 막아섰다. 사업은 1년여 지연됐고, 2조5161억원의 손실(대한상공회의소 추산)을 냈다. 천성산 늪엔 지금 도룡뇽들이 득실거리고 있고, 그때 공사를 막았던 이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거세게 일었다. 공중파 방송이 종교인,시민단체과 손잡고 '뇌송송 구멍탁'이라는 괴담을 퍼뜨렸다. 가공할만한 한 줄 여론에, 초등학생들까지 부모 손을 잡고 광장에 나서 'MB 아웃'을 외쳤다. 광우병 파동으로 한미 FTA 재협상 등에 나서며 그 손실액이 3조7000억원이 넘었다. 10년이 됐지만 미국산 수입 소고기로 인한 광우병은 없었고, 그때 그 언론인들과 연예인들, 시민단체, 정치인들은 한사람도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후 정권에서 언론사 사장으로, 집권당 대표등으로 승승 장구했다.
그 외에도 허무맹랑하지만, 위세를 떨쳤던 괴담 사례는 차고 넘친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때는 북한 어뢰로 인한 침몰이라는 조사 결과에도 불구, 좌파 진영에서 '붉은 멍게'를 근거로 '자작극 논란'에 불을 붙였다. 2017년 사드 배치 때는 전자파 때문에 성주 주민들은 다 암에 걸리고, 불임이 되며 참외까지 시들 것이라는 괴담이 전국을 휩쓸었다. 2014년 세월호 사건때는 야당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미국 잠수함과의 충돌설을 제기했다.
대선이 끝났지만 현 집권 세력이 그냥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김없이 괴담이다. 이번엔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이다. 비용이 1조원에 달한다느니, 이전 배경이 풍수리지나 무속인의 조언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전 선동에 능한 586 정치인들은 여기저기 다니며 연기를 피우면 친여 성향 언론들이 확대 재생산한다. 여기서 사실 관계는 중요하지 않다. 1조원라는 숫자나 무속인이라는 단어 자체가 워낙 파괴적이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초두효과(primacy effect)다. 특정 이미지를 초기에 씌워 놓으면 아무리 반대 근거를 대도 뒤집기 힘들다.
그러나 이들이 하나 간과하는게 있다. 지금은 그들이 학생운동을 하던 때도, 처음 집권했던 시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민의 절반은 문재인 대통령과 586집권 세력이 지난 5년간 보여준 거짓과 위선, 무능, 내로남불에 이미 질릴대로 질린 사람들이다. 그 중엔 2030세대 절반도 포함돼 있다.
박수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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