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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8만전자 멀어진 이유있었네"…기관, 올해 삼성전자 3조3천억 던졌다

"8만전자 멀어진 이유있었네"…기관, 올해 삼성전자 3조3천억 던졌다

7일 장중 `7만전자` 무너져...넉달만

    • 김정은 기자
    • 입력 : 2022.03.07 15:58:07

    • 국내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8만전자'는 커녕 '7만전자'를 간신히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에 투자 심리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 투자자가 강한 매도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끌어 내리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저가 매수 기회를 조심스럽게 추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올해 증시 개장 첫날이었던 지난 1월 3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3조3533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로만 보면 순매도 2위에 이름을 올린 SK하이닉스(9079억원)에 무려 3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특히 금융투자와 연기금이 기관의 매도세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 기간 금융투자는 1조6604억원, 연기금은 1조2624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의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금융투자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이 당분간은 힘들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기관의 물량폭탄이 삼성전자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까지만해도 8만원선을 웃돌기도 했지만 지난달 28일에는 7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장중 한때는 2%대 하락, 6만원선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만에 장중 '7만전자'가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96%(1400원) 떨어진 7만100원에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이슈와 더불어 지난달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실제 네온과 크립톤 등 반도체 핵심 공정에 필요한 특수가스 가격이 수급 차질로 인해 폭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이른바 'GOS 사태'로 삼성전자의 든든한 버팀목인 개미들의 원성마저 듣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GOS 사태의 핵심 경영진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히면서다. GOS 사태란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에 탑재한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기능으로 인해 기기 성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것을 말한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삼성전자 주주총회 안건 중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한 반대투표 인증글을 공유하며 집단행동에까지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제 53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이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난 6일부터 전자투표 시스템을 열어놨다.

      다만 증권가에선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저평가 영역이 들어섰으며, 악재는 상당부분 선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생각보다 빠른 메모리 업황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분기 실적 흐름과 상관없이 1년 이상 하락 조정을 겪고 있는데 이는 작년 실적호전을 연초 한꺼번에 선반영한 점과 주요 수요처인 중화권 모바일 경기 정점과도 일치한 점, 그리고 하반기 경기둔화에 따른 IT 수요증가율 감소 때문"이라며 "현재 주가는 저평가 영역에 진입, 악재가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우려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2분기 중 공급자 우위 구도로 점차 변모하며 하반기부터 D램 가격 상승 전환할 전망이고 메모리 업황 반전 속 스마트폰 신모델 효과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매크로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으나, 메모리 업황 회복과 하반기 파운드리 3nm GAA 공정 진입 전 도약을 위한 예열 구간이라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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