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타임지 인터뷰 “국가 안전 위해 베이징과 더 가깝게 일할것”
美 타임지, 李 단독 인터뷰 진행
”李,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 조국 치유할 것이라 믿어”
대장동·김혜경씨 의혹도 언급
타임 “尹은 인터뷰 요청 거절했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인터뷰하고 ‘자신의 어린 시절이 조국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 한국의 대통령 희망자’라는 이름의 기사를 게재했다. 타임은 과거 한국의 대선에서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등 당선자를 예측해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민주당은 “미국의 정가가 이 후보를 가장 유력한 당선자로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인터뷰에선 대장동 개발과 배우자 김혜경씨에 대한 ‘과잉 의전’ 등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도 언급됐다. 다만 타임지는 “윤석열 후보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 “李의 인생, 한국의 성장 스토리와 같은 궤적”
3일(현지 시각) 인터넷판에 게재된 이 후보 인터뷰에서 타임지는 이 후보의 성장 배경과 유년 시절을 집중 조명했다. 이 기사는 릴리즈와 동시에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본 기사’ 1위에 올랐다. 기사에선 ▲이 후보가 가난한 농가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매일 초등학교까지 왕복 10마일을 걸어다니고 ▲종이·크레용을 살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 반 친구들이 미술 대회에 참석하는 동안 학교 화장실을 청소해야 했던 일 등이 언급됐다. 또 “학교의 작은 도서관이 그의 유일한 안식처(sanctuary)였다”며 이 후보가 프랑스의 과학소설 작가 쥘 베른 등의 작품을 탐독했다고 했다.
이 후보가 ▲10대 때 학업을 중단하고 성남 상대원 시장의 시계 공장 등에서 소년공으로 일했고 ▲프레스 머신에 손목이 눌려 산업재해를 당한 일화도 언급됐다. 타임지는 이 후보가 “임금을 주지 않는 비양심적인 상사에게 종종 인질로 잡히기도 했다”고 표현했다. 이 후보는 “모든 게 나의 실수이자 책임이라 생각했는데 대학생이 되고나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였음을 깨달았다”며 “다른 사람들이 나같은 삶을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타임지는 이 후보의 자수성가 스토리에 대해 “한국의 성장 그 자체와 닮아 있다”고 평가했다. 1950~53년 6·25 전쟁을 거쳐 삼성전자·현대차·K팝을 보유한 인구 5000만의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거듭난 대한민국과 이 후보의 성장 스토리의 궤적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언급하며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인터뷰 말미에는 “세상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책이나 이야기를 통한 것과 직접 살아보고 경험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에 대한 ‘비교 우위’를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 “대장동 의혹 연루된 3명 죽음 맞아”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 외에도 타임지는 이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아들의 불법 도박 문제와 ▲부인 김혜경씨에 대한 경기도 공무원들의 ‘불법 의전’ 문제 등으로 사과한 사실도 언급했다. 또 이른바 대장동 불법 개발의혹과 관련해 “스캔들에 연루된 3명이 죽음을 맞이했다”고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에서 “후보와의 연관됐다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반박한 것을 병기했다.
이밖에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 이 후보는 “당선될 경우 국가의 안전을 위해 베이징(중국)과 더 가깝게 일하겠다”고 했다. 그는 “상호 이익을 위해 중국과 함께 성장하고 협력 관계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면서도 필요할 땐 우리의 목소리를 굳게 낼 것”이라고 했다. 또 대일관계에 대해서는 역사와 경제 문제를 분리하는 ‘투트랙’ 방식의 접근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