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우크라이나의 두 장면
입력 2022.02.16 17:05 수정 2022.02.17 00:16 지면 A35
서울 공릉동 육군사관학교에는 6·25전쟁 때 미8군 사령관인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의 동상이 서 있다. 당시 밴플리트 장군의 외아들 밴플리트 주니어도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다. 그는 평양 북쪽의 순천 지역에 출격했다가 격추되고 만다. 수색작업이 전개됐지만, 얼마 안 있어 “내 자식 찾는 일로 다른 장병들이 위험해지면 안 된다”는 장군의 지시로 중지됐다. 밴플리트 주니어는 북한군에 체포된 뒤 소련으로 이송돼 혹독한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6·25전쟁에는 미군 장성의 아들 142명이 참전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도 있었다. 그들 중 35명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했다.
그제 우크라이나발(發) 외신사진 중에 79세 된 백발의 할머니가 교관 지시에 따라 엎드려서 사격연습을 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이 할머니는 “나는 총 쏠 준비가 돼 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집과 도시, 아이들을 지키겠다”고 했다. 같은 시간 수도 키예프 공항에서는 유력 정치인과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을 태운 전세기가 연이어 출국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20명 이상의 의원과 금융·해운·철강·광산 부호들이 백척간두의 고국을 버리고 해외로 도피했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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