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영웅' 키예프 시장의 결사항전…러 공작원 6명 사살
입력 2022.02.28 19:47
업데이트 2022.02.28 19:48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민들이 러시아군의 전면 공격 위협과 함께 식량ㆍ의약품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항전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싱 스타 출신으로 키예프 시장이 된 비탈리 클리치코는 27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도주의적 재앙의 경계에 있다”며 “우리는 전기와 물을 갖고 있고 집 난방에도 문제가 없지만, 음식과 의약품을 전달해 줄 기반시설은 파괴됐다”고 말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키예프에 침투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파괴공작원을 색출하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통행금지령을 내렸고, 이날 러시아 파괴공작원 6명을 사살했다.
그는 앞서 우크라이나의 ‘복싱 영웅’으로 활약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클리치코 시장은 2000년대를 대표하는 우크라이나의 대표 복싱 챔피언으로, 지난 1999년 세계 복싱기구(WBO)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으며, 2004년에는 세계복싱평의회(WBC) 헤비급 타이틀도 얻었다.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의 과거 모습. 트위터 캡처
한편 키예프 당국과 시민은 러시아군에 맞서기 위해 무장에 나서는 등 결사 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서 당국이 도시 방어를 위해 무기를 나눠준다고 발표하자 남녀를 불문하고 무기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군사훈련 경험이 거의 없는 민간인에게 무기를 나눠주는 것 등을 두고 우려도 나왔지만, 클리치코 시장은 “솔직히 우리는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며 “우리는 단기간에 영토 방위 시스템을 세워야 했고 이들은 모두 애국 시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며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독립을 한 것과 우크라이나인인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며 “우리는 또 조국을 갖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지 나흘째인 이날 키예프 등 주요 도시들에서는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러시아군은 키예프 도심에서 30㎞ 정도 떨어진 곳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인구 280만 명 규모인 키예프에서 러시아군 공격으로 숨진 시민은 어린이 1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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