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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대

[단독] 법원, 秋 ‘정치자금 19만원 유용’ 약식사건 두달 묵혀…법조계 “이례적”

[단독] 법원, 秋 ‘정치자금 19만원 유용’ 약식사건 두달 묵혀…법조계 “이례적”

입력 2022.02.14 05:00
 

서울동부지검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정치자금 불법 지출 혐의로 벌금 50만원에 약식기소한 지 60일이 지났는데도 서울동부지법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대신 서면 심리를 통해 벌금 등을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법원은 검찰 청구대로 벌금형을 선고하거나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에서 열린 즉석연설에서 지원유세를 나온 추미애 전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2.2.13/연합뉴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원행정처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작년 12월 15일 검찰이 약식기소한 추 전 장관 사건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 “법원이 약식기소 사건을 두 달째 붙잡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추 전 장관이 여당 유력 정치인이라서 그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추 전 장관을 2017년 1월 아들의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수료식 당일 인근 음식점과 주유소에서 약 19만원의 정치자금을 결제하면서 지출 명목을 ‘의원 간담회’라고 허위 기재한 혐의로 약식기소 했다. 2020년 9월 모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19만원’이 지출된 날, 추 전 장관이 경기 파주 군부대를 방문했고 점심은 장병 식당에서 먹은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지검은 작년 12월 기소 여부를 고민하다가 검찰 시민위원회를 소집했으며 시민위가 “기소해야 한다”고 권고하자 추 전 장관을 약식기소했다. 다만, 추 전 장관이 2014년 11월~2015년 8월 21차례에 걸쳐 첫째 딸이 운영하는 서울 이태원 식당에서 정치자금 252만9400원을 썼다는 고발 내용에 대해서는 공소시효(5년)가 만료됐다고 판단했다.

추 전 장관 사건 처리가 이례적으로 늦다는 지적에 대해 서울동부지법 측은 본지에 “사건의 난이도에 따라 처리 속도가 차이 날 수 있다”면서 “이례적인 경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약식기소 뒤 통상 2주면 약식명령을 내릴지, 정식 재판에 회부할지 결론이 나온다”고 했고, 또 다른 법조인은 “혐의 구성이 복잡하지 않아서 ‘빨리빨리’ 처리하라는 게 약식기소”라며 “법원이 여당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