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 근처 무덤 벽돌에 새겨진 7글자... 역사적으로 무슨 의미?
입력 2022.01.27 14:45
“(중국) 난징(南京) 사람이 이것을 만들었다.”
충남 공주의 무령왕릉 근처 백제 고분에서 명문(銘文)이 새겨진 벽돌이 새로 확인됐다고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27일 밝혔다.
확인된 명문은 29호분 입구를 막는 데 쓰였던 벽돌에서 나왔으며, 글자 내용은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 ‘이것을 만든 사람은 건업(중국 난징의 옛 이름) 사람이다’라는 뜻이다. 건업은 삼국시대 오(吳)나라부터 동진(東晉), 송(宋), 제(齊), 양(梁), 진(陳)으로 이어지는 중국 남조 국가들의 수도였다.
연구소 측은 “이 명문은 제작자가 중국 출신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당시 백제 고분의 벽돌과 무덤의 축조가 중국 남조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중국 난징에서는 백제 벽돌 무덤의 원형으로 보이는 손오묘(孫吳墓) 등 전축분이 발굴됐다. 연구소는 과거 29호분 근처 6호분에서 발견된 벽돌에 새겨졌던 ‘양(梁)’이란 글자 역시 남조의 양나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명문이 ‘벽돌을 만들었다’는 것인지 ‘무덤 전체를 만들었다’는 의미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연구소는 3차원 입체 정밀 분석 등을 통해 글자를 명확히 판독해 백제 서체의 복원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부에서 학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석재 기자의 돌발史전'과 '뉴스 속의 한국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메일은 karma@chosun.com 입니다. 언제든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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