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20조 투자…"내년 상반기 TSMC 기술 뛰어넘는다"
美테일러시에 제2 반도체공장
美, 中반도체굴기 견제하려
자국 중심 공급망 구축나서
美투자로 경제동맹 더 강화
미세공정 기술력 우위점해
AMD·퀄컴 등 고객사 확보
파운드리 생산량 크게 늘려
- 박재영 기자
- 입력 : 2021.11.21 18:15:17 수정 : 2021.11.21 21:23:45
◆ 삼성전자 반도체 미국 투자 ◆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 결정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서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미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TSMC는 이미 지난 4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20조원)를 파운드리 분야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100조원에 달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대만의 TSMC에 이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1위와의 격차가 크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8%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2위를 기록했지만 점유율은 14%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에 앞서 미세공정 기술력에서 먼저 TSMC에 확실한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내년 상반기에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내년 하반기에나 3나노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TSMC에 비해 수개월 빠른 것이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만이 10나노 미만의 미세공정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AMD와 퀄컴 등 파운드리 사업의 주요 고객인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를 3나노 공정의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TSMC의 애플 우선 정책에 따라 가격과 조건 등에서 불만이 쌓인 업체들이 삼성전자에 주문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나노시트 구조를 적용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3나노 공정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기존 핀펫(FinFET) 기반의 공정에 비해 성능과 전력효율, 설계 유연성 등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결국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해 고객사를 확보한 뒤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립을 통해 생산량을 더욱 확대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에 5나노 이하의 생산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년 초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장 착공에 나설 경우 이르면 2024년에는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사업 자체 경쟁력 강화 외에도 이번 투자 결정을 통해 삼성전자는 미국과 더욱 끈끈한 반도체 동맹 관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자국 중심의 글로벌공급사슬(GVC) 구축에 나서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기술력에서는 아직 삼성전자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텔은 200억달러(약 24조원)를 투입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짓고 뉴멕시코주 공장에도 35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TSMC 역시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경쟁사들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를 포함한 주요 반도체 업체들에 민감한 공급망 관련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이러한 요구가 미국 중심의 반도체 생산망 계획에 따르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미국 정부는 최근 첨단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내 반입을 금지할 것이라는 의사를 다시 한번 밝히기도 했다. 결국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동참하면서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테일러시와 테일러시 독립교육구, 윌리엄슨카운티 등 3곳으로부터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앞서 윌리엄슨카운티와 테일러시는 지난 9월 삼성전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승인했다.
윌리엄슨카운티는 삼성전자가 처음 10년간 납부할 재산세의 90%를 환급하고, 이후 10년간은 85%를 돌려주기로 약속했다. 테일러시 역시 재산세 대부분을 환급해주는 인센티브 방안을 확정했다. 또 미국 반도체생산촉진법(CHIPS for America Act)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추가적인 지원금도 기대된다. 해당 법안은 현재 하원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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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100조원에 달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대만의 TSMC에 이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1위와의 격차가 크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8%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2위를 기록했지만 점유율은 14%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에 앞서 미세공정 기술력에서 먼저 TSMC에 확실한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내년 상반기에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내년 하반기에나 3나노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TSMC에 비해 수개월 빠른 것이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만이 10나노 미만의 미세공정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AMD와 퀄컴 등 파운드리 사업의 주요 고객인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를 3나노 공정의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TSMC의 애플 우선 정책에 따라 가격과 조건 등에서 불만이 쌓인 업체들이 삼성전자에 주문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나노시트 구조를 적용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3나노 공정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기존 핀펫(FinFET) 기반의 공정에 비해 성능과 전력효율, 설계 유연성 등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결국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해 고객사를 확보한 뒤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립을 통해 생산량을 더욱 확대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에 5나노 이하의 생산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년 초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장 착공에 나설 경우 이르면 2024년에는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사업 자체 경쟁력 강화 외에도 이번 투자 결정을 통해 삼성전자는 미국과 더욱 끈끈한 반도체 동맹 관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자국 중심의 글로벌공급사슬(GVC) 구축에 나서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기술력에서는 아직 삼성전자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텔은 200억달러(약 24조원)를 투입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짓고 뉴멕시코주 공장에도 35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TSMC 역시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경쟁사들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를 포함한 주요 반도체 업체들에 민감한 공급망 관련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이러한 요구가 미국 중심의 반도체 생산망 계획에 따르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미국 정부는 최근 첨단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내 반입을 금지할 것이라는 의사를 다시 한번 밝히기도 했다. 결국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동참하면서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테일러시와 테일러시 독립교육구, 윌리엄슨카운티 등 3곳으로부터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앞서 윌리엄슨카운티와 테일러시는 지난 9월 삼성전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승인했다.
윌리엄슨카운티는 삼성전자가 처음 10년간 납부할 재산세의 90%를 환급하고, 이후 10년간은 85%를 돌려주기로 약속했다. 테일러시 역시 재산세 대부분을 환급해주는 인센티브 방안을 확정했다. 또 미국 반도체생산촉진법(CHIPS for America Act)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추가적인 지원금도 기대된다. 해당 법안은 현재 하원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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