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주형
- 최초승인 2021.11.18 11:38:45
- 최종수정 2021.11.18 11:4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발표가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국민통합위원회'에 대해 당내 반발 기류가 포착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로 김한길 前 민주당 대표를 당 선대위 소속 국민통합위원장으로의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지난 17일 알려졌기 때문. 이로써 국민의힘 선대위 인선을 놓고 잡음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통합위원장'으로 거명된 김한길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였다. 2013년에는 민주당의 대표를 맡았고, 김대중 정부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등으로 활동했었다.
그런데 윤석열 캠프 측은 왜 그를 '국민통합위원장'으로 봤던 것일까. 정치권에 따르면 김한길 전 대표는 사실상 반문(反文, 반-문재인 세력) 세력권에 속한 인사라는 평이다. 일명 '반문 빅텐트론'인 셈.
여기서 김한길 전 대표가 이같은 평가를 받는 까닭은, 2006년 5월 재보선(5월31일)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맡았던 김한길 전 대표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발언 등에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재보선 직전 부산지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시민들이 왜 (참여정부를)부산정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지 이해가 안된다"라고 말했는데, 그로부터 2주 치른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불과 1석만 건지며 참패하기에 이른다.
호남지역 유권자들로부터 표심을 얻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 것인데,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김한길 대표였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그를 곤경에 빠뜨린 것. 게다가 해당 발언(5월16일) 직후인 그해 5월18일 경 열린우리당이 광주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산 정권' 발언으로 이미 성난 호남 민심을 달랠 수 없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앙금은 오래갔다.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한길 전 대표는 2017년 대선(5월)이 얼마 남지 않은 그해 4월24일 용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특정세력은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다는 이유로 그분(문재인)을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라며 "친문재인 패권이 들어서면 무슨 정치발전이 되겠느냐"라고 질타한 바 있다.
그러다 4년만인 지난 11월1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이 그를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명 '반문 빅텐트'라는 해석이 가능한데,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18일 오전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아니, 반문세력이라고 하더라도 과거 김대중 前 대통령의 손을 잡았던 인물까지 끌어들이면 어떡하느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
이어 "과거 그는 총선(16대)을 앞두고 현재 문재인 정부에 관여하고 있는 86세대 운동권 인사들(이인영·우상호·임종석·오영식)을 영입하는 데에 함께했지 않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즉, 이를 고려하면 당내 반발 수위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 6월 당시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았던 윤석열 후보의 캠프 안팎에서는 김한길 전 대표가 실질적 후원회장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즉, '동교동계 사람들'이 오간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것이 장성민 전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론과 맞물리면서 눈길을 끈 바 있다.
한편, 김한길 전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들이 '윤석열 후보와 만났느냐'라고 물어보자 "할말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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