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초 일찍 꺼진 3단 엔진… 누리호, 위성 궤도 못 올랐다

46초 일찍 꺼진 3단 엔진… 누리호, 위성 궤도 못 올랐다

유지한 기자

입력 2021.10.21 20:05

 

누리호의 위성모사체 궤도 진입 실패 원인은 3단 엔진 때문으로 나타났다. 3단 엔진은 계획보다 46초 연소를 일찍 마쳤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장관은 21일 “3단 엔진이 조기 연소 종료돼 위성모사체가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누리호 3단에는 7t급 액체 연료 엔진이 탑재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위성모사체는 고도 700km의 목표에 도달했지만 목표한 초속 7.5km에 미치지 못했다. 521초 동안 연소해야 하는 3단 엔진이 475초만 연소했다. 연소시간이 부족해 궤도에 투입하기 위해 필요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다.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위성모사체는 호주 남쪽 해상에 떨어지는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데이터를 분석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항우연은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발사조사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오승협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엔진 자체의 문제나 연료 부족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확인해야겠지만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하는 부분이나 탱크압을 조절하는 시스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3단에 추진제를 공급하는 수십개의 밸브 중 일부가 기능을 못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1,2단과 페어링(위성 덮개), 위성모사체 분리와 3단 엔진 점화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가장 우려했던 75t급 엔진 4개를 묶은(클러스터링) 1단 엔진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한 뒤 내년 5월 누리호 2차 발사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