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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평론

[단독] 박수영 "김만배 뭉칫돈 인출에 인근 은행들 5만원권 씨 말라"

[단독] 박수영 "김만배 뭉칫돈 인출에 인근 은행들 5만원권 씨 말라"

`대장동 저격수` 박수영 밝혀

  • 박인혜, 이희수 기자
  • 입력 : 2021.10.12 17:58:03   수정 : 2021.10.12 18:46:36

◆ 대장동 논란 ◆

지난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화천대유로부터 장기 대여한 473억원 중 일부를 5만원짜리 현찰로 인출하면서 일대 은행 영업점에서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 4월 1일 이 같은 움직임을 포착해 경찰에 보고했지만, 경찰은 이를 6개월 넘게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뭉개기'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장동 저격수'로 떠오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화천대유로부터 473억원을 빌릴 당시 난리가 났었다"며 "한 번은 473억원 중 상당 금액을 5만원짜리로 찾아가는 바람에 은행 주변 지점들까지 5만원권 씨가 말랐다더라"고 밝혔다. 그는 "큰 금액이 갑자기 한꺼번에 움직이니 FIU가 포착해 4월 1일 경찰에 통보했지만, 경찰은 지금까지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김만배 씨가 473억원 중 83억원의 용처는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데, 검찰과 경찰 수사가 더디다. 증거 인멸의 시간을 주는 거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가수사본부는 수사 지연 사실을 인정했지만, FIU는 해당 사안에 대한 진술조차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래서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안보에 관한 사항이 아니면 FIU는 국회에 증언과 자료 제출을 할 의무가 있다"면서 "국민의힘 차원에서 FIU를 고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29일 야당 의원들이 항의 방문했을 때 "수사가 늦어진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수사가 늦어진 것 등에 대한 유감 표명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 이희수 기자]

"50억 안믿겼지만 곽상도 인정해 확신…녹취록에 돈받은 15명 등장"



대장동 저격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정영학 녹취록, 파일로 확인
진술서·돈다발 사진도 있어

이재명 이름 나오지 않지만
연루된 사람 상당수가 측근

판교 식품연구원 부지 선정
성남FC 후원금 관련 의혹 등
李후보 지사·시장 시절 조사

경기도부지사 재직 경험 살려
도시개발사업 꼼꼼이 살필것

 

이번 국감에서 `대장동 저격수`로 떠오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제보 내용이 담긴 수첩을 들어 보이고 있다. 경기도 부지사를 지낸 경험을 살려 박 의원은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을 파헤치고 있는데, 무수히 많은 제보가 쏟아져 모두 수첩에 메모해두며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환 기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정책·행정통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50억 클럽에 대해 폭로해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박 의원은 경기도청 경제투자실·기획조정실을 거쳐 경기도 부지사를 지내 경기도 도시개발 업무를 꿰뚫고 있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당내에서 대장동 의혹 전문가로 통한다.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50억 클럽과 대장동 의혹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국감에서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대장동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도 부지사를 지내며 도시개발 업무를 수년간 직접 다뤘기 때문에 복잡한 대장동 개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경기도에서 근무한 기간이 길고 직간접적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 보니 각종 제보가 넘쳐난다. (빨강·파랑·검정 국회 수첩 3권을 들어 보이며) 여기 수첩 3권에 제보가 꽉꽉 차 있다.

―누가 처음 제보했나.

▷이 사건을 처음 제보한 사람이 "사안이 너무 거대하고 소름이 끼쳐서 혼자 알고 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직접 보니 정말 소름이 돋았다. 이렇게까지 썩을 수가 있는지…. (제보 내용에) 권력층에게 50억원씩 줬다고 돼 있었는데, '0이 하나 더 붙은 것 아닌가. 잘못 쓴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우리 당 소속이었던 곽상도 의원이 아들이 퇴직금·성과급 명목 등으로 50억원을 받은 걸 시인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을 보면서 '이게 정말 실수로 잘못 쓴 게 아니구나'라고 확신하게 됐다.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 명단에는 야당 쪽 인사도 있다.

▷고민이 정말 많았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한국 정치가 더 투명해지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익을 위해 네 편 내 편 없이 공개했다.

―녹취록에 나오는 화천대유의 로비 대상은 50억 클럽 6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8명이 밝혀졌다. 더 있나.

▷녹취록에는 총 15명의 이름이 등장한다. 아직 남은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이미 공개된 사람에 비해 받은 돈이 적고 유명 인사가 아닌 사례가 많다. 앞으로 철저하게 파헤치고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가 이 15명에 대한 계좌 추적과 성남시청·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검찰이 계속 미루고 있다. 증거 인멸 시간을 주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특검을 해야 한다는 거다.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내용을 봤나.

▷봤다. 총 19개가 있다고 하는데, 첫 번째 파일은 진술서이고 나머지는 첨부 자료다. 녹취록에는 돈다발 사진이 있다고 언급돼 있다. 사진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김만배 씨는 녹취록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녹취록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연루됐다는 직접 증거는 없다.

▷이재명 이름 석 자가 '녹취록'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연루된 사람 상당수가 이 지사와 연결된 사람이 많다.

―이번 사태가 영화 '아수라' 내용과 비슷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있는 경기도 모 기업을 운영했던 사람이 제보해서 영화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고 들었다. (영화와 실제가 비슷한 건) 우연의 일치는 아닌 것 같다.

―국민적 공분이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문재인정부 출범 후 부동산 문제만큼은 해결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런데 지금 일반 국민들은 전세 자금도 못 구해 분노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땅을 아주 헐값에 사서 비싸게 분양하고 그 차액으로 수천억 원을 해먹은 상황이다. '이게 과연 공정하냐'는 국민적 분노가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3차 슈퍼위크 결과로 나타났다고 본다. (이 지사는 3차 국민·일반당원 투표에서 28.3%를 얻는 데 그쳐 62.37%를 차지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게 크게 밀렸다.)

―국민의힘 후보가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전망하는지.

▷아직은 정권교체 확률이 50%를 조금 넘는 수준인 것 같다. 하지만 대장동 게이트가 계속 확산되고 특검이 채택돼 제대로 조사한다면 우리가 이길 것으로 본다. 특검 채택을 민주당에서 방해할 경우 우리 당이 더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이고 이것이 바이럴 형태로 전파되면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고 본다.

 



―대장동 의혹이 차기 대선의 핵심 이슈로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나.

▷대장동에만 머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8년과 경기도지사 시절 4년 가까이에 있었던 모든 도시개발사업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일례로 백현동 식품연구원 용지 개발이나 FC성남 사안 등이 있다. 백현동 식품연구원 용지에 아파트를 지은 것만 해도 그렇다. 보전 녹지 한가운데 아파트 용지만 준주거로 용도를 변경해줬다. 종상향은 한번에 한 단계만 그것도 주변 상황을 고려해서 해야 하는데 무려 4단계 종상향을 한번에 해준 거다. FC성남도 이 지사 측근이 대표이사를 하고 있다. FC성남에 후원금을 낸 회사들의 민원을 성남시가 해결해줬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다만 국회는 조사권은 있지만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특검에서 제대로 수사해주길 바라고 있다.

[박인혜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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