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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국방

해운대에 고성능 레이더가 설치된다고?…장산 설치에 주민 반발

해운대에 고성능 레이더가 설치된다고?…장산 설치에 주민 반발

미사일 탐지하는 레이더 연내 설치 예정
시민들 "연간 수십만명 찾는 곳에 레이더 설치 안돼"
공군 "전자파 낮아 건강 이상 없다"

    • 박동민 기자
    • 입력 : 2021.08.20 10:49:12   수정 : 2021.08.20 10: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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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산마을 주민협의회와 이명원 해운대구의회 의장(제일 오른쪽)이 19일 해운대구청 앞에서 공군 레이더 배치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운대구의회]연간 수십만명이 찾는 해운대 장산에 고성능 레이더 설치가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장산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물론이고 장산 정상 개방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의당과 공군에 따르면 장산 해발 526m 구간에 탄도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그린파인 레이더가 연내 설치될 예정이다. 탐지 거리는 최대 900㎞로 30개의 미사일을 동시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관광 특구이자 인구 밀도가 높은 해운대구에 레이더가 설치될 경우 전자파로 인한 건강 위협과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장산에 약 30가구의 마을이 형성돼 있어 이들의 불안감이 크다. 장산마을 주민협의회는 지난 19일부터 해운대구청 앞에서 장산에 설치 예정인 레이더를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부산시 해운대구 장산 [사진=연합뉴스]해운대구와 구의회는 레이더 배치 사실을 몰랐다며 전자파 등 주민 우려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전자파가 어느 정도 방출되고 유·무해한지 알 수 없어 국방부 등에 관련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의회는 23일 의원 긴급간담회를 열어 대응 방안 등을 의논할 예정이다. 해운대구의회 관계자는 "장산은 구립공원 지정이 추진되고 정상 개방도 앞둔 상황인데 레이더가 들어서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국방부 등에 반대 뜻을 전달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군 측은 "군사 장비 도입 등은 보안상 지자체와 협의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운대구에 통보하지 않았다"며 "해당 레이더는 이미 10년 전 국내 두 곳에서 운영 중으로 전자파 유해성이 극히 낮아 지금까지 장병과 주민 등에서 건강 관련 이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주민 이 모 씨는 "아이들과 함께 장산에 자주 가서 시간을 보내는데 레이더가 들어선다니 찝찝하다"며 "레이더가 추가 설치돼 장산 정상 개방이 또 미뤄진다면 많은 부산시민들이 아쉬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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