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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고질병 딛고 ‘공중 900도’… 신재환 ‘도마의 神’ 됐다

허리 고질병 딛고 ‘공중 900도’… 신재환 ‘도마의 神’ 됐다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승에서 신재환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1.08.02 도쿄= 이태경 기자

도쿄=김상윤 기자

이영빈 기자

입력 2021.08.02 19:36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신재환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남자 체조의 기대주 신재환(23·제천시청)이 ‘도마의 왕’으로 거듭났다.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획득했다. 데니스 아블랴진(ROC)와 평균 점수가 같았지만, 기술 난도가 높아 금메달을 차지했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 난도 6.0, 2차 시기엔 난도 5.6의 기술을 선보인 반면 아블랴진은 1·2차 시기에 모두 5.6의 기술을 펼쳤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기계체조 도마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양학선(29·수원시청) 이후로 처음이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 난도 6.0점짜리 ‘요네쿠라’를 펼쳐 14.733 점수를 받아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2차 시기에서는 난도 5.6의 ‘여2’를 펼쳐 14.833점의 고득점을 받았다.

신재환의 구사한 요네쿠라(Yonekura)는 ① 도움닫기 ② 양발로 구름판 밟고 뜀틀을 옆으로 짚어 뛰어오르기 ③ 무릎 펴고 양팔 몸에 붙여 앞으로 두 바퀴, 옆으로 세 바퀴 반(900도) 회전 ④ 정면 착지하는 기술이다. 요네쿠라 히데노부(24·일본) 이름 딴 기술로 국제체조연맹(FIG)이 2019년 등재했다. 남자 체조 최고 난도(6.0) 중 하나.

 

신재환이 딴 금메달은 한국 체조 역대 11번째 올림픽 메달이다. 역대 체조 금메달은 양학선과 신재환뿐이다.

한국 체조의 첫 메달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박종훈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딴 동메달이었다. 한국은 신재환을 포함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 등 11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초등학교 때 기계체조를 시작한 신재환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시달리다 고교 2학년 때 체조를 포기할 뻔했다. 허리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해 선수생활을 그만두려고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활에 나서 대학교 1학년 때 대표팀에 발탁됐고, 마침내 올림픽 무대에서 정상에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