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지지율 40%… 여권선 재집권 청신호라는데
입력 2021.08.02 03:00
문재인 대통령이 7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생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한국갤럽 40%, 한국리서치 40%, 리얼미터 42.4% 등이었다. 일각에선 “뭘 잘한 게 있다고 지지율이 40%인가”라고 의아해한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를 조사한 갤럽 자료를 보면 문 대통령 지지자들도 그가 특별히 뭘 잘해서 지지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코로나 4차 대유행과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에도 지지 이유 1위는 ‘코로나 대처’(29%)였다. 2위는 아예 지지 이유를 대지 못하는 ‘모르겠다․ 응답 거절’(17%)이었다. ‘열심히 한다’ ‘나라가 조용하다’ 등 군색한 답변도 많았다. ‘문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묻지 마 지지’를 보내는 지지자가 많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 지지율 40%’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견해가 엇갈린다. 여권에서는 “정권 재창출의 청신호가 켜졌다”며 재집권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역대 최고’란 게 근거다. 청와대 측은 “지지율 40%인 문 대통령과 척져서는 (여당에서) 누구도 대선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여당 대선 주자들도 ‘친문(親文) 끌어안기’에 여념이 없다.
이재명 후보는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에 대해 “개인적으로 그 양반 되게 좋아한다”고 했고,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선 “동병상련이다. 자주 연락한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낙연 후보는 “대통령을 안 했으면 안 했지, 문 대통령을 배신할 수 없다”고 했다. 정세균 후보는 “노무현 정신과 문재인 정부를 계승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못 미치는 친문을 몽땅 끌어모아도 대선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친문(40%)의 대척점에 있는 반문(反文) 유권자가 50~60%에 달하기 때문이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에도 서울 유권자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KSOI 40%, 윈지코리아 43.1% 등이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득표율이 문 대통령 지지율과 비슷한 39.2%에 그치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57.5%)에게 완패했다.
여당 대선 주자들이 문 대통령 지지율을 의식해 친문 구애(求愛)에 적극 나선다면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도층 표심(票心)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도층의 평가는 최근 갤럽 조사에서 긍정(35%)보다 부정(60%)이 훨씬 높았다. KSOI 조사도 긍정 35.7%, 부정 61.6%였다. 대선에서 ‘문재인 마케팅’은 중도층 다수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조사 결과다.
미국의 통계·예측 전문가 네이트 실버는 저서 ‘신호와 소음’에서 “정보에서 신호를 찾으려면 소음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 역대 최고’에 의존한 재집권 낙관론은 허망한 소음에 불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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