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7 19:51
조선왕조실록. 국가기록원 제공
조선왕조실록에 황사 현상에 대한 기록이 자주 나온다. 태종 11년에는 14일 동안이나 흙비가 내렸다는 기록이 있고, 성종 9년 4월에는 흙비가 내린 것에 대해 임금이 정치를 잘 못하거나 자격 없는 사람이 벼슬자리에 앉은 것에 대한 응보(應報)라고 해서 범상치 않은 재이(災異)로 기록하고 있다. 숙종 7년 4월 7일에는 강원도와 평안도에 흙비가 내려 옷에 혼탁한 황톳물 자국이 남았다는 기록도 있다.
16세기 중반, 경성과 전라도 지방의 흙비 기록. 『명종실록』 10권, 1550년 3월 23일 기사. 국가기록원 제공
삼국사기를 보면 ‘우토’가 내렸다는 기록이 나온다. 우토는 흙비를 말하는데, 바람에 날려 올라갔던 모래흙이 비처럼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문헌을 통해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모두 흙비인 황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황사 기록이 담긴 삼국사기(신라 아달라왕 174년). 국가기록원
중국의 경우 서기 300년 이후부터는 확실한 황사 관측 기록이 남아있다. 기록들을 연대별로 분류해보면 10세기 후반이 그 이전보다 황사가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황사현상은 그 기원이 지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매우 오래된 현상이다. 역사시대 이전에도 황사현상이 있었다는 것을 뢰스 지대의 분포를 통해 알 수 있다. 뢰스는 바람에 의해 침적한 모래와 진흙이 섞인 점토를 말한다. 현재 전세계 지표면의 10% 정도가 뢰스지대를 이루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두텁고 넓은 지역이 중국의 텐겔, 올도스 사막의 동남쪽 황토고원으로 오늘날 황사가 발원되는 지역과 일치하고 있다.
옛 문헌 기록을 토대로 만든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월별 황사일수. 4월에 황사 일이 가장 많고, 8월,9월에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상청 제공
황토고원의 서쪽 란조우 근처에 두께가 200m가 넘는 뢰스 침적지대가 있는데 이곳은 신장지방과 타클라마칸 사막 주변 경계에 해당한다. 그 외 중앙아시아, 남부 이스라엘, 서부 아르헨티나, 미국의 대평원 등지에서도 광범위한 뢰스지대가 분포하고 있다. 뢰스는 신생대 제4기 경(약 18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바람에 의한 토양의 이동과 퇴적의 역사는 매우 오랜 것임을 알 수 있다.
*원문 : 어린이과학동아 2013년, 더 독해진 황사에 대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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