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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 맞고 울렁거림 호소한 1호 접종자…15분 후 웃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2.26 12:08 수정 2021.02.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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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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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제공 공동취재단

“이스라엘은 4월부터 마스크 벗는다던데 기대가 크다.”

“마스크 벗고 다닐 일상 기대하며 맞았어요. 그렇게 되면 더 바랄 게 없어요.”
“독감 예방 접종과 비슷한 느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전국의 ‘1호 접종자’들의 소감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오전 9시 전국 요양병원 1657곳과 노인 요양시설 등 4156곳의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28만9000명에게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첫 접종에 쓰인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다.
 
서울 도봉구보건소 첫 접종자는 노아 재활요양원장인 김정옥(57) 씨였다. 감색 코트를 입고 흰 마스크를 쓴 김 씨는 이날 오전 9시 1분 어깨에 AZ 백신을 맞았다. 접종 후김 씨는 가벼운 울렁거림 증상을 호소했으나 15분 정도 지난 후 “괜찮다, 좋다”고 몸 상태를 밝혔다. 김 씨는“(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확진자가 4분의 1로 줄고 이스라엘은 4월부터 마스크를 벗는다고 하던데 기대가 크다”며 “믿고 접종해야지 어쩌겠나.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 흥덕 우리 요양병원 접종센터 백신을 맞은 용인시 1호 접종자는 이 병원 환자인 곽세근(59) 씨였다. 곽 씨는 “식구끼리 다 같이 모여 대화할 그때만을 생각하면서 (맞았다) 그렇게 되면 더 바랄 게 없다”며 접종 후에는 “아무 느낌이 없다. 편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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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하며 ‘1호 접종자’는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됐다. 정은경 질병 관리청장은 지난 24일 열린 코로나 19 예방접종 특집브리핑에서 1호 접종자 관련 “접종 순서에 따라 요양시설의 65세 미만 입소자·입원자, 종사자가 접종대상이다”며 “(이들) 모두가 다 첫 번째 접종 대상자”라고 설명한 바 있다. 
 

“불안한 것보다 백신 맞고 안심하는 게 낫다” 

세종시 1호 접종자는 요양병원 간호사 이하연(24) 씨였다. 오전 8시 40분 세종시 보건소에 도착한 그는 문진표를 작성하고 발열 여부 등 건강상태를 점검한 뒤 백신을 맞았다. 이 씨는 “백신을 맞지 않고 불안해 하는 것보다 백신 맞고 안심하는 게 낫다”며 “접종하고 나서도 통증은 거의 없다. 다른 분도 안전하게 코로나 19 백신을 접종해 올해는 꼭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1호 접종자는 성심 요양병원 방사선실장인 최헌우(46) 씨다. 최 씨는“방문객이 환자를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백신을 기다렸다”며 “1호 접종자로 선택돼 기쁘다. 우리 병원이 코로나19 종식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청북도 증평군에서는 증평노인전문요양원 정미경(53) 원장이 1호 접종자 명단에 올랐다. 정 원장은 “접종 직후 열이 조금 오르고 팔에 힘이 좀 빠져서 한쪽 어깨가 무거운 감이 있다”며 “1시간 정도 지나니 열은 사라지고 피로감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시 1호 접종자인 이선희 서울노인요양원 시설장은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이 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은 면회가 제한돼 입소자분의 우울감이 컸다”며 “많은 분이 접종해 코로나19 감염을 막고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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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요양시설 1호 접종자는 김혜원(61) 닥터김노인요양센터 시설장이었다. 그는 “처음 백신을 맞게 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 요양시설 어르신들이 하루빨리 마음껏 자녀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접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아픈 느낌 없어, 모든 국민 백신 맞길”

부산시에서는 해운대구의 한 요양원 간호과장인 김순이(57) 씨가 처음으로 백신을 맞았다. 그는 오전 9시 15분쯤 보건소에 도착해 백신을 맞은 후 “일단 안도감이 든다. 앞으로도 방역수칙은 철저히 지킬 것”이라며 “독감 백신보다 더 느낌이 없고, 전혀 아프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있겠지만, 모든 국민이 맞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보건소에서 부산 1호 접종자인 노인요양시설의 간호과장 김순이 씨가 접종을 하고 있다. 제공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경상남도의 1호 접종자는 창원시의 다솜 노인복지센터 김경숙(62) 실장이었다. 그는 “걱정되지 않았냐”는 기자단 질문에 “1년 넘게 직원들과 긴 터널을 지나온 듯한 느낌이어서 백신은 편안하게 맞았다”며 “독감 예방 접종과 비슷했으며, 전혀 다른 느낌은 없었다”고 답했다.  
 
제주도에서는 제주시 도련 1동의노인 요양시설 ‘정효원’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양은 경(48)씨가 1호 접종자였다. 양 씨는 “일반 독감백신보다 양이 적어서 그런지 접종 시 덜 아픈 느낌이고, 접종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은 맞기 전과 같은 상태”라며 “돌보는 어르신들을 위해 접종을 하게 돼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태윤·이가람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전국=황선윤·위성욱·김방현·최종권·백경서·채혜선·최충일 기자
 



[출처: 중앙일보] 아스트라 맞고 울렁거림 호소한 1호 접종자…15분 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