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4. 5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미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이 200억달러를 세계 금융위기 해소에 쓰기로 합의하는 등성과를 냈지만 중국으로부터 경제학 강의를 들은 굴욕적인 일이 있었다.
중국은 미국에게 "저축률을 높이고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줄여라"라는 등의 훈수를 두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중국측 훈수는 첫날 수석대표인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미국측 수석대표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미국은 국내경기와 금융상황을 안정시켜 중국이 보유한 5,850억달러 상당의 미국 채권 등 미국 내 중국의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며 대미 최대 채권국으로서의 우려를 밝히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어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은 지나친 소비, 담보보다 과도한 채권을 발행하는 과도한 레버리지"라며 "미국은 구조 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저축률을 높이고 재정ㆍ무역 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분위기는 미국이 '손을 벌리는' 아쉬운 입장에 서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구제금융자금을 조달하려면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많이 매입해야 하며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 헨리 폴슨 장관은 이를 "이번 대화에서 우리는 세계경제체제를 강화하는 데 논의의 초점을 두었다"며 서둘러 설명했다.
중국은 이번에 양국 수출입은행이 개발도상국 수입상들에게 200억 달러의 신용을 공여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동의하면서 미국의 체면을 그나마 살려주었다. 또 중국의 금융기관과 국부펀드가 미국에 투자할 경우 미국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허가하기로 합의, 중국 돈이 미국으로 흘러갈 수 있는 통로를 넓혔다. 하지만 미국이 원하는 2,000억달러 상당의 미 국채 매입 요구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는지는 한국일보 베이징특파원 이영섭기자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자본주의 종주국으로서 세계경제를 주도하던 미국 사회의 이면을 들어다보면 이는 사회복지정책과 개인의 행복추구를 위하여 소비위주로 그간 과도한 정부 지출이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처럼 보인다. 이로 인하여 자신들이 주장하여온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에서 스스로 살아남지 못하고 국내기업들은 도산한 결과 미국의 실업자 수가 400만 명을 넘어섰다.
11월 한달에만 53만여명이 직장을 잃어 3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AP통신은 미 노동부가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를 포함, 현재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실업자가 409만명을 넘어서 26년 만에 '실업자 400만명 시대'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고 5일 보도했다.
지난달 해고된 실업자는 53만3,000명으로 1974년 12월 한달간 60만2,000명이 실직한 이후 최대에 달했다. 하루 평균 2만명이상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앞으로도 세계경제는 미국정부ㅇ의 대처능력에 따라 실업자 문제가 좌우 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기업의 해고가 줄일 수 있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4일에도 미국 최대 통신회사 AT&T가 전체 직원의 4%인 1만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으며 화학제품 제조업체 듀폰은 6,500명을 줄이고 작업시간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듀폰이 이달 중 4,000여 협력업체와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감원 공포가 중소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한다.
지금 미국이 처한 경제사정은 자유무역제도아래서 자본주의 시장경영 원리를 계속 지탱하여 나가기가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어떤 해법으로서 실업자 문제해소를 위하여 경기부양책을 쓰는가에 따라 향후 세계경제 질서도 그런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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