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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

한통의 전화

 

 

한통의 전화

며칠사이에 세상이 온통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한 울긋불긋하게 채색 되어지었으며 이럴 때면 산으로 들판으로 어디로던지 마냥 달려가고 싶은 날입니다.

집 앞에 늘어서 있는 가로수 낙엽을 밟으며 길을 걸어가노라면  마음까지 쓸쓸해지며 늦가을을 실감하게 된다. 이럴 때 왠지 외롭고 허전함이 가슴에 차고 넘치는 기분이다.  이런 시간에  훈훈함을 느껴지게 하는 잊고 있었던 한사람의 다정하고 아름다운 음성이 묻혀 있는 한통의 전화를 받는 순간은 가슴 찡하기 족합니다. 사족을 달 필요도 없이 오랜 세월 속에  피어오른 우정을 느끼게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이 순간 이야말로 나는 내 인생에 삶에 대한 보람 같은 것을 느낍니다.

전화라는 것은 우리생활에 단 한순간도 곁에서 멀어질 수 없는 24시간 함께하는 친구 입니다. 전화의 역할도 우리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하다. 백수 청년들은 수없이 많은 곳에 입사원서를 넣어두고 오늘 내일 기약 없는 세월을 전화에 귀기우리고 있을 젊은이가 있을 수도 있으며,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테이트 신청을 해두고 가슴조리며 기다리는 있을 수 있는 반면에 필요악으로 근래 전화 피싱 때문에 일종의 놀이노제 같은 것을 느끼고 있기도 할 것이며, 외환위기를 거친 이후 최악의 불경기로 사채로 사업하시던 분들은 빚 독촉에 신경이 곤두선 채 전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혹은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라면서 특급 정보를 전한다고 무작위로 걸려오는 부동산 정보 회사 기획부동산 전화일수도 있습니다.

전화라는 문화이기는 상대를 배려한 내용의 전화보다 자신의 의사를 전하고 목적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무기로 둔갑한지 오래입니다. 그러기에 필요할 때만 자신의 의사를 전하고 아예 전화기를 끄고 생활하는 사람도 더러는 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지혜의 산물이며 근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화로서 핸드폰이 그렇다.

전화란 어떤 의미에서든지 적은 비용으로 공간을 초월하여 자신의 가슴속에 진실을 바로 전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상대가 살아 있기만 한다면 우주공간까지도 통화가 가능한 세상에 우린살고 있습니다.

이 소중한 문화의 이기를 우리가 한시도 잊어서는 아니 되는 참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인간관계 문안 인사에 더 많이 이용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너무도 많은 배려와 사랑을 받고 살아온 것은 사실인데도 너무도 이를 모르고 망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서 출세하였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나 성공했다고 목에 힘주고 살아가는 사람일수록 전화사용 범위가 줄어들며 인간미 넘치는 전화는 하루에 한통도 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심지어 업무 핑계로 부모형제간에도 전화를 단절하고 지나는 경우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날 현실이다.

오늘을 있게끔 성장과정과 출세에 기여한 나의 주위 여러분에 그 은혜를 물질적으로 보답하지 못 한다고 하드라도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위해 저렴한 전화 한통으로 문안 인사드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수 있다면 참 인생에 승자의 자세이며 존경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