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부에 대한 편견

 

부에 대한 우리사회 편견

우리는 며칠동안 새로이 출범할 내각의 각료 후보자들의 도덕성 검증을 위한 국회 인사 청문회를 지켜보아왔다. 원래 취지는 청문회는 공직 후보자가 공직에 적합한 능력과 도덕성을 갖췄는지 가려내는 그런 자리다.

그런데 공직에 대한 직무수행 능력 검증보다 후보자들의 소유한 부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으며, 재산이 많다면 그 재산을 쌓는 과정에서 불법·탈법은 없었는지, 세금은 제대로 냈는지 밝히고 추궁하면 된다.

일부 국회의원은 닥쳐올 대선을 의식해서인지 재산 많은 사람에 대한 보통사람들의 막연한 반감에 편승해 장관 후보자들을 몰아세우는 것은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후보자는 신고 재산이 140억원으로 장관 후보자들 가운데 제일 많다. 청문회에서도 재산과 관련한 추궁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유 후보자는 "35년 간 배우로 활동하며 열심히 저축했고 한 푼의 세금도 탈루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질의 과정에서 인기영합 적인 태도로 통합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사재(私財)를 출연해 열악한 연극계를 도울 재단을 만들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그는 "그럴 의사가 충분히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오고간 답변은 비정상적이었다.

그리고 시장 경제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것 같은 인상을 받게 하였다. 자신이 정당하게 법을 지켜서 일생동안 노력하여 벌어온 재산인데 너무 많다는 이유로 청문회에서 국회의원이 그 소유재산을 사회에 헌납할 의사를 질의 한 것은 사실상 강요이며 강요에 의하여 그렇게 답변하였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자유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 되는 일이 아니다. 인사 청문회에서 재산 헌납 문답은 우리 정치의식수준을 여실히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쓰레한 기분이다.

일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부에대한 편견을 역으로 교묘하게 이용한 임기응변적인 제스추어며 닦아오는 국회의원선거용으로 보였다.

지금 우리사회가 부(富)에 관한 사회 인식이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21세기형 부자들은 돈만 아는 사람들이 아니다. 부자들의 이념은 이제 온정과 약자보호 같은 사회적 가치까지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있다

'경쟁을 통하여 얻어진 부를 가난하고 굶주리는 이웃들에게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자본주의는 여기에서 공평분배를 추구하는 사회주의와의 경쟁에서 이겨나가고 있으며 사회가 가진 자들의 능력에 의하여 따뜻하게 발전해가고 있다.

오는 7월 53세의 한창 나이에 그는 자신이 창업한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직에서 떠난다. 세계 최고 부자가 돈 버는 일을 그만두고, 남을 위한 일에 나머지 인생을 바치기로 한 것이다.

사업 대신 질병과 가난 퇴치를 위한 사회공헌 재단 일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는 자본주의가 가난한 사람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는 '창조적 자본주의'의 신봉자다. 평소에도 참 바르게 벌고, 바르게 썼다. 몇 달 뒤,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답게 기록되는 한 부자의 '위대한 변신'을 보게 된다.

한국에서도 돈 벌기와 사회공헌을 병행하는 아름다운 자본가들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졸부들 중 부동산에 투자하여 그 불로소득으로 사회 역기능적인 일에만 몰두한 결과 부자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로 인하여 우리 모두가 무의식속에 부자는 모두 부패하고 냉혹하다는 낙인이 찍혀지었다. 그리고 그 동안 집권했던 일련의 보수정당들의 스캔들 탓이 크다고 할 것이며 진보를 내건 좌파정당의 선전술이 오늘날 먹혀들어간 결과일 수도 있다.

유인촌은 140억원의 재산 형성을 추궁 당하자 사회에 기부한 돈 역시 적지 않다고 주장하였으며 변명일 수도 있으나, "나는 돈을 이렇게 가치 있게 썼소!" 라고 유일하게 항변했다.

자유시장 경제원리에 입각하여 획득한 부는 결코 수치가 아니고 정당하며 존경 받아야 마땅하다. 부자들은 우리사회가 약자를 보호하고 국가가 지향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체로서 대접받는 사회로 지향 될 때 가나한자들도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안정된 사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