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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

지켜보던 多數(다수)]가 중심 잡는 多數(다수)]로 나서야

 
-난국을 [속수무책 정치권]에만 맡겨둘 순 없다-
김현 의원은 말했다.

“기억나지 않는다.”
“목격하지 못했다.”
“떨어져 있었다.”
“반말하지 않았다.”

마치 목격자가 아무리 있었어도,
동영상에 아무리 찍혔어도,
그래서 너희가 아무리 떠들어 대도,
“내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다”라는 식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이렇게 유아독존(唯我獨尊)으로 만들었을까?

비단 김현 의원뿐만이 아니다.
야당 강경파라는 사람들의 매너와 언사와 인상은

하나같이 다 그런 모습이다.

그렇게 무례할 수가 없고,
그렇게 불손할 수가 없고,
그렇게 호전적일 수가 없고,
그렇게 질타하는 식일 수가 없고,
그렇게 단죄하는 식일 수가 없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같은 당 황주홍 의원이 예리하게 간파했다.
자기들이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우월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운동권 출신들의 이런 태도-
자기들만이 [일송정 푸른 솔]이라는
독선을 돌아보는 것은, 그래서 오늘의 우리 정국이
왜 이렇게 파국으로 치닫는지를 규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변혁 운동권은 권위주의 정권 뿐 아니라
체제 전체를 [식민지 종속화]라고 매도했다.


산업화 필요에 적극 찬동한 사람도

[악마의 변호인] 쯤으로 간주했다.
민주화 후 이런 의식은,
“우리가 감옥살이 할 때 너희는 무얼 했느냐?”
심판자의 지위를 자임했다.

“여당?
공화당, 유신정우회, 민정당 아류 아니냐?

보수?
모두 친일파 후계자 아니냐?

주류(主流)사회?
모두 독재에 빌붙지 않았느냐?

6. 25 전쟁영웅?
민족반역자 아니냐?

가진 자?
좋은 학교 나오고 영어 잘하고 강남 사느냐?

현대사?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 아니냐?“
식이었다.
이 허위의식 때문에 그들은 [창밖의 남자 여자]들을
항상 그렇게 쓰레기처럼 내려다 봤던 것이다.
쓰레기엔 청소가 있을 뿐,
무슨 타협이냐는 것이다.

쓰레기에 대해서 뿐 아니다.
그들은 [민중]에 대해서도 “내가 누군 줄 아느냐?”며 위세를 부렸다.
세월호 정국에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어떤 강경파는 이렇게 말했다.
“유신이나 히틀러도 국민이 만든 것이다.
우리가 국민 요구에 따를 필요가 있느냐?”

이쯤 되면 이건 선민의식 정도가 아니라 초인(超人) 의식이다.
니체의 초인은 인간의 약점을 뛰어넘고 싶은 염원이지,
“국민 요구에 따를 필요가 있느냐?”는 게 아니다.
이런 오만이 있기에 그들은 계파-정파-진영 싸움에서,
“아웃사이더에 대해선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안하무인을 드러낸다.


오죽하면 문희상 위원장도 그들에 대해
“사람을 떡으로 만들어 갖고 소금까지 쳐서

짓밟으려 하면 되나”라며 격분했을까?
딱한 노릇이다.
야당이 제대로 서야만 민주주의가 제대로 설 터인데,
이런 야당 모습은 총잡이들이 설치는
[마카로니 웨스턴] 그것이다.

이런 판국이라면 어떻게 다수 국민이
안심하고 기댈 대안세력이랄 수가 있겠나?

보다 못한 조경태
의원이 정계를 개편하자고 했다.
“합리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제3지대에서 만나자”
될성부르진 않은 이야기다.
그러나,
[강경파 점령지]
야당과
[기회주의자 본거지] 여당을 상기할 때,
이런 발상 자체는 충분이 나올 만 했다.

그렇다면 이 황당 시국을 어찌해야 하는가?

답이 없다.
야당이 강경세력의 고삐를 벗는 것만이 유일한 답인데,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제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경세력이 원만한 타결보다는 파국을 꾀하기 때문이다.
수사권 기소권 쟁취, 그것을 활용한 전 방위 들쑤시기,
수사, 기소, 재판 등, 끝없는 시리즈 물(物)로 박근혜 정부를
아무 일도 못하게 계속 흔들고 있겠다는 게,
그들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만 떠내려갔다간 박근혜 정부를 넘어
온 나라가 골병들 판이다.


이래서 이젠 [세월호]가 [유일한 민생문제]가 아니라

[숱한 민생문제 중 하나]라고 말해야 한다.
[세월호]를 투쟁의 호재로 쓰려는 촉수도 차단해야 한다.
이러려면 [지켜보던 다수]가 [중심 잡는 다수]로 나서야 한다.
이 난국을 [속수무책 정치권]에만 맡겨둘 순 없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