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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

[사설] 장교가 대북 특수작전 내용을 북에 팔아넘겼다니

 

조선일보
입력 2022.05.30 03:22
2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장성진급 보직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 시작에 앞서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장성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2 창군 수준의 혁신"을 주문했다. /연합뉴스

참수부대 소속 대위가 북한 공작원에게 가상 화폐를 받고 부대 작전 계획을 팔아 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참수부대는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김정은을 비롯한 북 지도부를 제거하는 작전을 수행한다. 그런데 그 부대가 전시에 어떻게 작전하고 행동할지에 관한 계획을 김정은에게 넘겼다는 것이다. 그 대가는 불과 4800만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무너질 대로 무너진 군이 이젠 북한과 김정은을 위해 간첩 행위까지 할 정도로 타락했다.

2018년에는 국군정보사 팀장급 장교가 각종 군사 기밀을 건당 100만원에 중국·일본에 팔아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넘긴 정보 중엔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는 비밀 요원 신상 기록이 포함돼 있었다. 국방과학연구소 일부 직원들은 퇴직하면서 첨단 무기 개발 관련 기밀 자료를 무더기로 빼 나갔다. 자기 여자친구에게 군 기밀을 수십 건 유출한 장교, 로펌에 취직하려고 각종 군사 기밀을 변호사들에게 넘긴 공군 장교도 있었다. 이러니 북한이 “고위 장교부터 사병까지 돈벌이를 위해 군사 기밀을 빼돌리는 부패와 오합지졸”이라고 조롱하는 것 아닌가.

2017년엔 국방통합데이터센터가 해킹돼 참수작전과 북 국지 도발 대응 계획, 미국이 제공한 대북 정보 등 1500만장 분량의 기밀이 북으로 넘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그런데도 국방장관은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군사와 무기 관련 핵심 기술을 가진 원자력연구원과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도 잇따라 해킹당했다. 그때마다 사과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운다고 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

군 수뇌부는 그동안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며 북 도발에 눈감고 일선 부대는 곳곳에 경계가 뚫리고 걸핏하면 성 추문에 휩싸였다. 돈 몇 푼에 국가 기밀을 팔아먹는 일까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게 군이냐”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한 대로 ‘제2 창군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