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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북사업 그룹에 ‘새만금 태양광’으로 황당 특혜, 의혹 밝혀야

[사설] 대북사업 그룹에 ‘새만금 태양광’으로 황당 특혜, 의혹 밝혀야

조선일보

입력 2021.09.04 03:26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새만금방조제. 수상태양광 패널이 온통 새똥으로 범벅이 됐다./2021.8.5./김영근기자

새만금 태양광 사업에서 2500억원 규모 초기 공사를 따낸 업체가 공사 관련 책임은 지지 않고 이익만 챙겨가는 특이한 계약을 한 의혹이 불거졌다. 현대글로벌이 사업비 3400억원 규모 300㎿ 수상 태양광 건설 사업에서 1200억원 상당(35%), 사업비 4800억원 규모 1200㎿ 수상 태양광발전 관련 송·변전 설비 공사에서 1300억원 상당(27%)의 공사를 따내면서 공사에 하자가 생겨도 책임은 지지 않도록 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공사에 문제가 생기면 시공업체가 책임을 지고 하자를 보수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현대글로벌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이득만 가져가는 황당한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업계나 지역에서 “이런 계약 구조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실제로 이런 계약은 세계에 없을 것이다.

현대글로벌은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을 하는 현대그룹의 계열사다. 지난해 매출액이 425억원으로, 아직까지 주로 1~2㎿급 육상 태양광 사업만 해서 태양광업계에선 신생 회사에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대북사업이 막혀 어려움을 겪는 현대그룹에 돈을 주기 위해 특혜성 계약을 해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혜 시비가 끊이질 않자 전북환경운동연합 등이 한수원 등을 대상으로 감사원에 감사청구서를 냈다.

현 정권은 값싸면서도 탄소 발생이 거의 없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원자력을 배제하고 205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율을 최대 71%까지 늘리겠다는 망상에 가까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에서 새만금 태양광 사업은 2025년까지 새만금 일대에 2100㎿급 세계 최대 규모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으로 무려 4조6000억원이 든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라며 시작한 것이다. 두고두고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사업의 발상과 타당성, 환경 오염 등도 문제지만 국민 세금과 마찬가지인 돈을 대북사업에서 손해 본 기업에 몰아주려는 것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감사원은 신속하게 감사를 진행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