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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

[사설] “참외 오염시킨다”던 사드 전자파, 기준치의 2600분의 1

조선일보

입력 2023.02.27 03:12
 
 
 
 
1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2022.8.18/뉴스1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공개됐다. 핵심이었던 사드 레이더 전자파 수치는 ㎡당 0.003845W로 기준치인 ㎡당 10W의 2600분의 1 수준이었다.

애초부터 이런 결과는 예상된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해발 400m에 있는 사드 레이더가 하늘을 향하기 때문에 땅에 전자파 영향이 적다”고 했다. 전파는 직진하니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다. 그런데도 2017년 임시 배치 직후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과 좌파 단체들은 전자파 괴담을 퍼뜨렸고, 그에 빠진 일부 주민들이 사드 장비와 물품 반입을 막으며 반발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사드 반대 집회에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다”라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도 했다. 사드 반대 단체 등은 “사드 전자파가 참외까지 오염시킨다”며 성주 참외를 ‘전자레인지 참외’라고 불렀다. 이들이 이 노래를 불렀을 때는 이미 괌의 미군 기지에서 사드 레이더 전자파를 측정해 인체 보호 기준치의 0.007%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였다.

민주당은 정권을 잡고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애초 박근혜 정부는 6개월 정도 걸리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사드를 정식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1년 이상 걸리는 일반 환경평가를 받도록 방침을 바꿨다. 주민 반발을 이유로 환경평가 첫 단계인 평가협의회 구성도 차일피일 미뤘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를 본격화해 임시 배치 5년 만인 작년 8월 평가 절차를 시작했고, 그 결과가 이제야 나온 것이다.

환경평가는 사드 기지 정상화의 마지막 절차다. 평가가 종료되면 2017년 4월부터 임시 배치된 상태인 사드 기지가 6년 만에 정상 작전 배치 상태로 전환된다. 사드는 북한 미사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유일한 방어체계다. 대한민국 생존이 걸린 방어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는 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황당무계한 괴담을 퍼뜨려 혼란과 갈등만 유발한 정치인들과 일부 세력은 모두 공개 사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