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재명 박영수 곽상도 권순일… 대장동에 뭔 일이 있었길래
동아일보 입력 2021-09-18 00:00수정 2021-09-18 03:19
뉴시스
권순일 전 대법관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의 고문을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친형 강제 입원 사건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변호인으로 활동한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도 화천대유의 자문 변호사로 활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출신인 박영수 전 특검과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자녀는 각각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다. 자본금 5000만 원에 직원 16명인 작은 업체에 거물급 법조인들이 줄줄이 관련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부터 추진된 것이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7월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참여해 무죄 취지 의견을 냈다. 이 재판에서 이 지사가 지방선거 공보물에 대장동 개발 업적을 과장했는지 여부도 쟁점 중 하나였다. 따라서 권 전 대법관이 당시 이 개발사업의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파악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권 전 대법관이 퇴직 이후 화천대유의 고문을 맡은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내용이 보도된 지 하루 만에 권 전 대법관이 고문직을 사임한 것은 처신이 부적절했음을 자인한 것이 아닌가.
박 전 특검 본인은 화천대유의 상임고문을 지냈다. 박 전 특검은 법무법인 강남에서 3년여 동안 대표변호사로 일하다 2016년 12월 특검을 맡으면서 퇴임했다. 특정금전신탁 형식으로 이 사업에 참여해 거액의 배당금을 받아간 천화동인 1∼7호 가운데 2명은 이 법인 소속 변호사다.
약 30년간 기자로 일하며 주로 법조계를 취재했던 A 씨(천화동인 1호)는 다른 천화동인 6명과 함께 총 3억5000만 원의 자본금으로 1153배(4037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A 씨는 화천대유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권 전 대법관 등을 화천대유에 영입한 사람도 A 씨다. 이와 별도로 화천대유는 대장지구 15개 블록 가운데 5개는 직접 시행까지 맡아 1000억 원대의 이익을 남겼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협약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사를 통해 특혜 여부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논란은 정치권에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의혹들을 규명하려면 ‘성남의뜰’의 지분 1%만 갖고도 사업 전반을 주도한 화천대유와 A 씨, 이 회사와 관련된 법조인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내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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