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부동산 반칙 잡겠다” 대장동 수사부터 받아야 하지 않나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부동산 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되면 부동산 불법 단속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 글에서 “지난 한 해 코로나19만큼 우리 국민을 힘들게 만든 것이 부동산 문제”라며 “시장 질서를 교란시켜 부당 이득을 노리는 부동산 반칙과 편법부터 제대로 잡아내겠다”고 했다.
작년 한 해 우리 국민이 부동산 때문에 분노한 것 중 가장 큰 것이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설계하고 실행한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일 것이다. 이 사건에 연관돼 이 후보가 임명한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이 배임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이 후보의 뜻에 따라 사업을 실행한 성남도공의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이 수사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 처장의 비극은 불과 보름 전에 일어났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대선 선대위 정진상 부실장과 김용 조직부본부장은 체포 직전 유동규씨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범행을 은폐하고 회유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의 법 질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이 후보와 그의 측근들은 이미 수사를 받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후보는 반성은 물론 재발 방지 대책조차 내놓지 않으면서 ‘부동산 범죄를 척결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규칙을 어겨 이익을 볼 수 없다는 부동산 정책의 대원칙’을 일명 ‘명확행(이재명의 확실한 행복)’ 공약의 일곱째 시리즈라고 했다. 선거 판세가 유리하게 돌아간다고 국민이 불과 몇 달 전에 일어난 대장동 사건을 모두 잊고 다른 사람도 아닌 이 후보에게 부동산 정의를 기대한다고 생각하나. 강변과 궤변을 계속하면 대중들 사이에서 흑과 백이 뒤바뀔 수 있다고 믿나.
대장동에서 투기 세력이 성남시에 직접 피해를 입힌 액수만 최소 651억원이다. 이 후보가 설계한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김만배 등 소수 투기 세력이 얻어낸 투기 이익은 택지 개발에서만 4040억원, 아파트 분양 이익을 합치면 8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큰 도둑에게 일확천금의 판을 깔아준 당사자가 작은 도둑 몇 명 잡았다고 생색을 내고 있다. 대장동 의혹은 국민을 좌절시키는 부동산 불법 비리의 종합판이다. 모든 진실은 결국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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