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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李 “부동산 반칙 잡겠다” 대장동 수사부터 받아야 하지 않나

[사설] 李 “부동산 반칙 잡겠다” 대장동 수사부터 받아야 하지 않나

조선일보
입력 2022.01.07 03:22
 
2021년 12월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부동산 범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되면 부동산 불법 단속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 글에서 “지난 한 해 코로나19만큼 우리 국민을 힘들게 만든 것이 부동산 문제”라며 “시장 질서를 교란시켜 부당 이득을 노리는 부동산 반칙과 편법부터 제대로 잡아내겠다”고 했다.

작년 한 해 우리 국민이 부동산 때문에 분노한 것 중 가장 큰 것이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설계하고 실행한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일 것이다. 이 사건에 연관돼 이 후보가 임명한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이 배임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이 후보의 뜻에 따라 사업을 실행한 성남도공의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과 김문기 개발1처장이 수사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 처장의 비극은 불과 보름 전에 일어났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대선 선대위 정진상 부실장과 김용 조직부본부장은 체포 직전 유동규씨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범행을 은폐하고 회유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의 법 질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이 후보와 그의 측근들은 이미 수사를 받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후보는 반성은 물론 재발 방지 대책조차 내놓지 않으면서 ‘부동산 범죄를 척결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규칙을 어겨 이익을 볼 수 없다는 부동산 정책의 대원칙’을 일명 ‘명확행(이재명의 확실한 행복)’ 공약의 일곱째 시리즈라고 했다. 선거 판세가 유리하게 돌아간다고 국민이 불과 몇 달 전에 일어난 대장동 사건을 모두 잊고 다른 사람도 아닌 이 후보에게 부동산 정의를 기대한다고 생각하나. 강변과 궤변을 계속하면 대중들 사이에서 흑과 백이 뒤바뀔 수 있다고 믿나.

대장동에서 투기 세력이 성남시에 직접 피해를 입힌 액수만 최소 651억원이다. 이 후보가 설계한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김만배 등 소수 투기 세력이 얻어낸 투기 이익은 택지 개발에서만 4040억원, 아파트 분양 이익을 합치면 8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큰 도둑에게 일확천금의 판을 깔아준 당사자가 작은 도둑 몇 명 잡았다고 생색을 내고 있다. 대장동 의혹은 국민을 좌절시키는 부동산 불법 비리의 종합판이다. 모든 진실은 결국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