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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소리

[사설] ‘막말·오만·폭주’ 장본인이 대표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정권

조선일보

입력 2021.04.17 03:24 | 수정 2021.04.17 03:24

 

당선 인사하는 민주당 윤호중 신임 원내대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윤호중 의원이 두 손을 들어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친문(親文) 강경파의 대표 격인 윤호중 의원이 당선됐다. 169표 중 104표로 과반을 훌쩍 넘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대참패한 후 당내에서 조국 사태를 자성하면서 ‘친문은 2선으로 물러나라’는 쇄신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극렬 친문 세력이 문자 폭탄을 보내며 공격하자 열흘 만에 ‘도로 친문당’으로 간 것이다. 예상된 일이다.

윤 대표는 “협치와 개혁을 선택하라면 개혁을 선택하겠다”고 했고, 야당 몫 상임위원장 자리를 원래 관례대로 정상화하는 문제도 더 논의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정권 불법을 덮기 위한 검찰 수사팀 공중분해, 검찰총장 찍어내기, 정권 호위용 공수처 신설, 부동산 대란을 만든 24차례 대책, 전세 대란을 초래한 임대차법 강행, 비판 언론 입을 막기 위한 위협 등을 ‘개혁'이라고 부른다. 앞으로도 일방적 국회 운영과 입법 폭주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국민이 이런 오만과 독주, 무능, 내로남불을 표로 심판했는데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 정권의 오만과 폭주를 대표하는 인물 중의 한 사람이 윤 대표다. 작년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아 공수처법과 임대차 3법, 공정거래 3법 등을 줄줄이 강행 처리한 장본인이다. 법안을 기습 상정하고 야당의 반대 토론도 막았다. 문 정권은 검찰총장을 쫒아내기 위해 검찰 수사권을 통째로 빼앗을 것처럼 협박하기도 했는데 이 일도 윤 대표가 앞장섰다. 임대차법을 일방 처리한 뒤엔 “대한민국 국민이 평생 집의 노예에서 벗어난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다. 그 직후부터 전세 대란이 벌어졌다. 그러고도 “본인은 의회주의자”라고 한다.

 

그는 야당 측 협상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야당에 ‘이 사람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었다. 야당 보좌진에겐 “우리도 미국식 입법 보좌관 자격 시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모욕했다. 기자 출신 야당 의원에겐 “지라시(정보지) 만들 때 버릇”이라고 했다. 100년 역사를 가진 신문을 ‘지라시’로 매도한 것이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쓰레기”라고 하고 “4월 7일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 하셔야 한다”고 했다. 작년 총선 때는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을 향해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세운 돈키호테”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편은 무조건 감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부겸 신임 총리를 지명하고,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했다. 청와대 비서진도 일부 바꿨다. 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윤 원내대표의 등장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