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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국방

[영상]스마트 유탄발사기까지...북 보병 전투력 엄청 세졌다?

북 최근 열병식에 휴대용 유탄발사기, RPG-7 대전차 로켓 개량형 첫 등장. 한국군의 대북 분대 전투력 열세 더 커질 가능성 높아져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입력 2021.01.31 12:19

 

북한이 지난 14일 열병식에서 수류탄과 비슷한 위력을 갖는 유탄(榴彈)을 기관포처럼 쏠 수 있는 휴대용 스마트 유탄발사기 등 보병 소부대용 신무기 2종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열병식 영상에 따르면 휴대용 스마트 유탄발사기와 RPG-7 대전차로켓 개량형을 든 북한군 부대들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스마트 유탄 발사기는 사격통제장치 등을 장착해 한국군 K11 복합형 소총처럼 생겼지만 총신 구경이 소총보다 큰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총신 구경이 25㎜ 안팎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군 신무기는 25㎜ 유탄(공중폭발탄)을 기관포처럼 고속으로 쏠 수 있는 장비로 추정된다. 우리 군도 고속 유탄발사기(K-4)가 있지만 40㎜ 유탄을 사용, 훨씬 크고 무거워 보병이 휴대할 수는 없다. 세계적으로는 미군의 XM-25가 대표적인 휴대용 공중폭발탄 발사기로 꼽힌다. 25㎜ 유탄을 쏠 수 있는 무기로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 등 실전에서도 사용됐다. 하지만 폭발사고 등 안전 문제와 비용 초과, 개발 지연 등으로 지난 2018년 도입이 취소됐다.

지난 14일 북한 열병식에 첫 등장한 신형 스마트 유탄발사기. 미국의 XM25와 비슷하게 25mm 유탄을 고속발사할 수 있는 무기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스마트 유탄 발사기를 도입한다면 중·소대 등 소부대 전투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이런 형태의 무기 실전배치에 성공한 사례가 아직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열병식 과시용으로 등장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휴대용 유탄발사기는 중국·러시아에서도 비슷한 무기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형태”라며 “실제 성공 및 실전배치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또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중인 대전차 로켓인 RPG-7의 개량형도 공개했다. 열병식 당시 북 방송이 ‘인민군대 첫 기동타격부대’라고 소개한 제108 기계화보병사단이 이 개량형 RPG-7을 들고 등장했다. 기존 RPG-7에는 없던 소총 형태의 개머리판이 달려 있어 로켓을 후폭풍 없이 자유자재로 쏠 수 있게 개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폭풍이 없으면 폐쇄된 실내 공간 등 종전보다 다양한 공간에서 사격할 수 있어 우리 군 기계화부대 등에 대한 위협이 커질 수 있다. 북한은 분대 단위까지 RPG-7 로켓 사수를 두고 있다.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RPG-7은 적 전차는 물론 차량, 벙커 등 다양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어 ‘가성비 갑’ 무기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14일 북한군 열병식에서 첫 등장한 RPG-7 개량형 대전차 로켓. 개머리판을 장착해 후폭풍을 없애는 등 성능을 대폭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도 우리 K-11 복합형 소총과 비슷한 복합형 소총을 다시 등장시켰다. K-11은 5·56㎜ 소총과 20㎜ 공중폭발탄을 결합한 무기로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실전배치했었다. 하지만 잇딴 문제 발생으로 실전배치 및 양산이 취소된 상태다.

북한군의 복합형 소총은 지난 2017년 이후 열병식이 열릴 때마다 등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우리는 물론 미군도 실전배치에 실패한 무기라는 점에서 북한이 열병식에 가짜(모형)를 들고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일부 가짜 논란이 있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열병식에서 보병 소부대 전투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북한판 워리어 플랫폼’ 등 신무기들을 대거 등장시키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중국제 QBZ 95 불펍 소총으로 추정되는 불펍 소총을 첫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 신형 전투복, 조준경 장착 소총 등 '북한판 워리어 플랫폼'으로 무장하고 등장한 북한군. /조선중앙통신

QBZ 95는 고장이 잦아 중국에선 도태되고 있는 총이어서 중국에서 밀수입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도태장비라도 중국에서 밀수입했다면 북 무기수출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유엔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 분석에 따르면 북 열병식에 등장한 야간투시경의 경우 러시아제 PNV-10T를 모방생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 미군 멀티캠 타입의 전투복들도 등장해 유사시 미군과의 혼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남북간 분대급 소부대 전투력면에서 우리 군의 열세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총탄과 20mm 공중폭발탄을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한국군 K-11 복합형 소총. 잇딴 사고 등으로 실전배치 및 양산이 취소돼 육군 분대 전투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현재 북한군 분대원은 12명이지만 우리 군은 10명이고 곧 8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4명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 군이 분대원 감축에 따른 전투력을 보강하기 위해 도입키로 했던 K-11 배치가 취소되면서 전투력 강화에 큰 차질이 생겼다. 반면 북한군 분대는 기존 RPG-7 로켓 사수와 지정사수(저격수)외에 신무기 추가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군의 한 전문가는 “남북한 소부대 전투력 격차가 더 커지기 전에 우리 군의 ‘워리어 플랫폼’이 조기 배치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1993년 이후 줄곧 27년간 국방부를 출입, 현역 최장수 군사전문기자입니다. 누적 방문자 4억명을 돌파한 대한민국 최대의 군사안보 커뮤니티인 ‘유용원의 군사세계’를 비롯, 유튜브(구독자 22만명), 페이스북(팔로워 6만명), 네이버TV, 인스타그램 등 7개의 개인 채널을 운영하며 많은 분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